일단 범죄수사라는 자체를 의미없게 만드는 사이코메트리라는 초능력에 일정한 제약을 거는 것은 정석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사이코메트리라는 말 그대로 손을 대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보인다면 굳이 경찰들이 뛰어다니며 수사할 필요도 없고, 검찰이 나서서 진실을 밝히려 애쓸 이유도 없다. 그냥 손만 갖다 대면 된다. 그래서야 드라마가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석이라는 말 그대로 너무 무난하다는 느낌이다. 같은 사이코메트리를 소재로 한 일본만화를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그냥 무난하게 별 특징없이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받는다. 주인공 이안이 성추행범으로 오해받는 장면이나, 그렇게 악연으로 만난 전학생 윤재인이 사실은 이안을 구해준 방화범의 딸이었다는 설정이나 흥미롭기는 한데 또 정작 그다지 반전이랄 것도 없는 평이한 내용들이었다. 설마 진짜 뻔히 예상되는 그 인물이 진짜 범인은 아니기만을 바라면서. 그러면 이것도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당장 출연배우들부터 그다지 인지도 있는 이름들이 많지 않다. 한 눈에 누구인지 알아볼만한 배우도 드문데다 연기력도 특출난 게 없는데 캐릭터마저 평이하니 그만큼 흥미도 떨어진다. 누구인지 어떤 캐릭터인지가 먼저 궁금해져야 하는데 그냥 무심히 보여주는대로 따라서 보기만 할 뿐이다. 앞서가며 이런저런 추측을 하게 만드는 부분조차 없다. 배우 자신의 매력이 부족해서일수도 있고, 캐릭터의 설정이 허술해서일수도 있다. 어찌되었거나 기대하게 만드는 독특한 소재에 비해서 만듦새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래도 첫회니까. 많은 한국드라마들이 많은 분량 만큼이나 슬로우스타터일 때가 많다.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한국 드라마에서는 사이코메트리라는 소재를 어떻게 다룰까. 이런저런 상상도 해보고, 이것저것 기대도 키워보고. 그러나 결과는 글쎄... 그래도 아직은 썩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좋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다. 칭찬인가는 모르겠다. 실망은 이를지도 모르겠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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