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진심이 닿다 - "내 여자한테 손대지 마!"

까칠부 2019. 3. 14. 10:20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에 용기를 내야만 한다. 두렵더라도. 힘들더라도. 그래서 당장 울고 싶고 주저앉고 싶더라도. 당장은 권정록이 옆에 있으니 강한 척 아무렇지 않은 웃음도 지어 보일 수 있었다. 어쩌면 자신마저 속이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당당히 상대를 마주보고 자신의 솔직한 말도 들려 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을 깨닫고 만다. 상대는 너무 크고 강하고 무서운 사람이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아무것도 해보지 못했다.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그의 힘이다. 그리고 지금 그가 다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이 가진 돈의 힘으로 자신을 옭죄려 한다. 필사적으로 저항해 보지만 밀려드는 것은 절망감 뿐이다. 그래서 다시 절망의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한 사람. 그래서 다시 일어서서 그를 찾아온다. 권정록과 함께 이강준과 싸우기 위해.


처음 김세원이 수사하는 대상이 이강준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이름을 흘려들은 탓에. 그래도 혹시나 이강준과 관계되지 않았을까. 결국 이강준과 이어지게 되지 않을까. 아니나 다를까 권정록이 의뢰인으로부터 우연히 들은 풍문이 김세원이 수사하던 정지호와 이강준을 잇는 단서가 된다. 그리고 그때 오진심도 이강준과 싸우기 위해 권정록을 찾아온다. 그리고 권정록이 이강준과 바로 마주치게 된다.


조금 급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만큼 이강준은 위험한 놈이었고, 법보다 앞서 권정록 자신이 오진심을 곁에서 지켜주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비로소 권정록은 오진심의 연인으로서 이강준과 맞서 선전포고를 하게 된다. 한 번 쯤은 필요했었다. 변호사가 아닌 인간, 아니 남자 권정록이. 이강준의 앞에서 당당히 오진심을 자신의 여자라 말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어떤 경우에도 권정록은 이강준으로부터 오진심을 지켜낼 것이다.


확실히 단변 단문희는 중간이 없다. 최변 최문혁도 정신이 없다. 단문희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도 재미있을 듯 하다. 쉽게 반하고 그만큼 진지해지고 중간 없이 바로 돌진한다. 여기에 최문혁까지 뜬금없으니 말 그대로 코미디다. 코미디란 말 그대로 웃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로펌의 대표마저 오진심의 팬클럽 회장이었다 하니. 이 로펌만 보고 있으면 세상에 아무 근심걱정도 없어 보인달까.


처음에 두 사람 사이가 너무 잘 어울려서 짜증도 났었다. 괜히 사이 좋은 커플을 보면 괴롭히고 싶고 찢어놓고 싶은 것이 평범한 사람의 못된 속내인 모양이다. 그래서 이강준이 마음껏 휘저어 놓았으니까. 그래서 잠시 위기도 겪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더 단단히 두 사람을 이어주게 된다. 오르고 내리고 밀었다 당기고 너무 순조로워도 재미가 없다. 참 재미없는 두 사람이다. 예고펀이 그래서 더 재미가 없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