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유령을 잡아라 - 내 동생을 찾아줄 형사가 필요합니다!

까칠부 2019. 11. 5. 07:01

그래도 조금은 성장해 가는 것일까? 드라마를 보다 말고 '그만 좀'을 외치고 말았다. 해도해도 너무하는 것 아닌가. 파트너이면서 상사다. 그런데 자기만의 판단으로 다 무시하고 혼자서 행동한다. 경찰이 2인 1조로 행동하는 것은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경찰 자신이 저지르든, 혹은 경찰 자신이 피해자가 되든. 그런데 그런 규정도 원칙도 다 무시한다.


아직 피해자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경찰이면서 여전히 피해자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가족이 사라졌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가족이 돌아오지 않는데 누구도 함께 찾으려 하지 않는다. 유령의 그 한 마디는 차라리 비명이고 절규였을 것이다. 나에게는 동생을 찾아 줄 형사가 필요하다. 어디에도 없었기에. 어디에도 없을 것이란 절망이기도 하다. 고지석을 대하는 감정조차 그래서 형사로서보다는 남자에 더 가까운지 모르겠다. 과연 유령은 고지석을 파트너로서 신뢰하고 있긴 한 것인가.


하긴 이런 부조리한 상황 자체가 어쩔 수 없는 공무원이기도 한 경찰의 현실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그래서 항상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공무원이고자 하는 고지석과 파트너가 된 것이다. 경찰을 옭죄는 수많은 규정과 원칙들, 그러면서 경찰이 겪어야 하는 수많은 위험과 부조리들, 그 사이에서 경찰은 또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경찰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수많은 선량한 피해자들과 그럼에도 그 바람에 모두 응해줄 수 없는 경찰의 현실과,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경찰이 되어야만 했던 절박함이 한 데 뒤섞인다. 그럼에도 결국에 시민과 경찰은 서로를 믿고 서로에 기대며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그들에게도 남들과 같은 평범한 일상이 있고, 그런 일상들을 누리는 순간이 있다. 일상의 공간인 지하철에서 일상처럼 일어나는 사소한 범죄들과 그럼에도 결국 마주치게 되는 비일상의 끔찍한 범죄들이 역시 유령과 고지석처럼 부조라히게 엇갈린다. 유령을 뒤쫓던 후드의 남자는 과연 지하철 유령이었을까. 그녀를 뒤쫓고 그녀의 사진까지 찍었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그들은 한 걸음 서로에게 다가간다. 우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