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스케일이 커져간다. 시작은 입수금지 표지판을 임의로 제거하여 바다로 들어간 청년들이 사망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에 검경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지고, 서로의 약점을 틀어쥐기 위한 세곡지구대 순경 사망사건이 다시 들쑤셔지며 살인의 의혹이 커져간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서동재 검사가 행방을 감추며 검경수사권조정의 양쪽 대표인 최빛과 우태하가 동시에 연루된 듯한 흑막이 드러나게 된다. 도대체 전 지검장출신 박광수 변호사의 죽음과 이들 두 사람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서로 그렇게 앙숙처럼 으르렁거리더니 어떤 공통의 지점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기들만 아는 언어로 어떤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광수 전지검장의 아내를 먼저 찾아간 것고 바로 우태하였다. 황시목에게 그 사실에 대해 철저히 숨기려는 듯한 인상마저 받는다. 서동재가 차라리 황시목보다 나았다. 과거 서동재의 시보였다던 정민하 검사가 박광수 사망에 대한 처리를 지적받고 바로 양주경찰서 교통과에 전화를 걸었다. 교통과로부터 바로 최빛에게 보고가 간 듯 그 이야기를 최빛이 자기 입으로 직접 우태하에게 말하고 있었다. 최빛이 바로 그 양주경찰서의 서장 출신이었다. 과연 박광수 전지검장의 죽음과 세곡지구대 경찰의 죽음과 죽은 경찰이 세곡지구대로 좌천받은 이면에 어떤 공통된 연결고리가 있는 것일까? 그래도 지검장 출신의 대형로펌 변호사가 네비게이션까지 끄고 못마시던 술까지 마셔야 했던 VIP는 과연 누구였던 것일까? 이번에도 한조가 배후와 닿아 있는 것은 아닌가?
혹시 입수금지판을 멋대로 제거한 탓에 아들이 죽은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피해자의 아버지는 이들 사건들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괜히 의심스럽기만 한 서동재의 아내는? 이연재의 측근인 박상무의 언동마저 심상치 않아 보이는 것은 작가가 파놓은 덫에 제대로 걸린 때문인 것인가? 수사경찰이라기보다는 어느새 정치경찰의 모습에 가까워져가는 한여진과 여전히 조직으로부터 겉돌며 사건 그 자체만 쫓고 있는 황시목과 모든 대상들을 의심하며 오로지 진실만을 쫓는 일선의 경찰들과 정치질에 여념이 없는 경찰수뇌부와 검찰이 그 사이에 서로 협력하고 대립하며 다채로운 색깔을 덧입힌다. 수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수사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가 수사를 막아서고 휘저으며 다양한 긴장감이 더해진다. 과연 진실에 닿을 수 있을까? 마침내 찾아내게 될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 것인가?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납치사건은 찾아내기까지 걸린 시간에 따라 피해자의 생사가 결정될 수 있다. 서동재 검사에게 호의를 가진 것 같지 않은 범인이다. 오히려 원한을 가진 듯 피로 범벅이 된 넥타이까지 일부러 사진을 찍어 보내고 있었다. 그 전에 이미 납치범이 서동재를 폭행하는 모습도 시청자는 보고 있었다. 물리적인 시간과 다양한 정치적 이해가 뒤엉킨 복잡한 상황을 이해한다면 더욱 드라마는 흥미로워진다. 그런 와중에서도 진실은 밝혀야 한다. 범인을 찾고 피해자를 구해야 한다. 그래서 과연 그들이 닿게 될 진실의 끝은 무엇일 것인가.
전작과 다르게 이창준과 같은 거대한 카리스마는 없지만 더 복잡하게 뒤엉킨 끈끈한 괴물과도 같은 구조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서로 앙숙과도 같은 검찰과 경찰의 검경수사권조정 협상의 대표들이 자신들만의 언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유 같은 것이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상관없다. 범인이 보낸 사진에서 경찰시계가 찍힌 듯 보여도 그마저 그 거대한 구조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건 아닐까. 사소하게 시작했지만 거대하게 끝을 맺는다. 왕도인데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한 편으로 더 절묘하다. 다만 역시 결말이 모든 것을 말해 줄 것이다. 더욱 긴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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