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모니터를 바꾸다

까칠부 2021. 1. 30. 22:32

얼마전 바퀴벌레 한 분이 모니터 안에서 사망하셨다. 드라마 보는데 모니터 위에서 얼쩡거리길래 잡으려 휴지로 눌렀더니 그만 패널 사이에서 눌려 사망하고 만 것이다. 드라마 볼 때마다 배우 얼굴 위에 배터진 바퀴벌레가 보인다. 씨발. 여기서 욕은 좀 이해해 주어야 한다. 드라마 볼 때마다 배터진 바퀴벌레랑 상봉하는데 욕 안 나올 사람 있을까?

 

그래서 이건 뭐 중고로도 팔지 못하고 새로 모니터를 장만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중소기업제 40인치 4k모니터를 한 대 구입하게 되었다. 마침 지마켓에서 설이라고 쿠폰을 뿌리는 중이라 할인도 꽤 받아서 20만원 초반대에 구할 수 있었다. 아마 가격대나 제품설명을 봐서는 tn은 당연히 아닐 테고 va패널이 아닐까. 그리 대단한 품질을 기대할 수 없을 테니 그냥 요즘 게임도 안하고 동영상만 주로 보는데 딱 적당할 것 같다. 한 가지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펜타일.

 

모니터는 쨍하니 좋다. va 패널의 특징인지 암부가 선명해서 더 마음에 든다. 특히 착 가라앉은 듯한 색감이 ips보다 더 내 취향에 맞기도 하다. 꽤 싼 가격에 괜찮은 모니터를 샀구나. 그런데 뭔가 화면이 거친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왜일까? 바짝붙어서 보고서야 마름모꼴의 화소들이 보인다. 어째 글자들이 선명하지 않고 뭔가 흐릿하더라.

 

국내 중소기업 제품에 가격대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한계이기도 할 것이다. 좋은 패널에 좋은 제품을 그렇게 싼 값에 팔 수는 없는 것이다. 다행히 내가 평소 컴퓨터 쓰는 거리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기는 않다. 특히 동영상 볼 때는 더욱 의자에 기대어 보기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남는 건 조금 가라앉은 듯한 색감과 선명한 검은색의 명암 뿐.

 

가격대비 꽤 만족스럽다 생각한다. 역시나 TV답게 인풋렉이 살짝 보이기는 하지만 게임하지 않을 것이면 크게 의미가 없다. 요즘 일 때문에 거의 게임을 하지 못한다. 시간 자체가 없다. 4k라는 해상도에서도 넷플릭스만 믿을 뿐이다.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은데 시절이 시절이라. 귀멸의 칼날을 봐야겠다. 쨍한 화면을 즐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