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느껴오고 있던 것이다.
이래주세요, 저래주세요...
너무나 쉽게 요구하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차없이 비난을 쏟아내는 대중들의 모습에서. 자기 멋대로 틀을 만들고 연예인을 그 틀에 끼워맞추려 들고...
아니나 다를까 박재범 사태가 터지자 그 속내가 드러나더만.
"한국의 대중이 저를 먹여살리는데..."
"한국의 대중들로 지가 벌어먹는데..."
즉 대중이란 일방적으로 시혜를 베푸는 대상이고, 연예인이란 그 시혜를 받아 기생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니 일방적으로 대중에 봉사하라...
지난번 윤종신 때도 그랬다. 자기가 만든 음악이고 따라서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순전히 자기 권리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것이 윤종신 자신의 음악임을 전혀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었다.
"작곡가가 곡을 만들었어도 그 쓰임에 있어 대중의 동의부터 받아야 한다."
같은 맥락이다. 결국은 그거다.
"어딜 감히!"
권력인 것이다. 권위인 것이다. 대중이라는. 팬이라는.
어디 가게 가면 진상손님들이 하나씩 꼭 있다. 손님이라는 이유로 위세부리는. 그러나 사실 그런 손님 아니어도 장사하는 입장에서 먹고 살거든? 그런데도 팔아준다는 이유로 온갖 위세를 부려대는데 아주 진상이다.
똑같은 거다. 팔아주니까. 들어주니까. 좋아해주니까.
재미있는 건 그런 주제들이 참 다운로드받아서는 잘들 듣는다는 것이다. 세상에 다운로드받는... 아, 그랬지? 다운로드받아도 소비자고 대중이고 그래서 존중받아야 한다. 그래서 손노리는 불법다운로더들 고소했다가 도리어 불매운동을 당하기도 했었다.
참 대단하신 대중들이라. 그래서 감히 그 대중이 포함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서도 조금도 문제가 될 말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
이번 박재범 논란의 핵심은 그거다. 대중의 권위. 대중의 권력. 권력이란 곧 폭력이기에 대중의 폭력.
좀 음반이라도 팔아주고 그러던가. 박재범이 누군지도 모르는 놈들이 이때다 달려들어 욕하는 데에는...
끝으로 과연 연예인이 대중에 의해서만 덕을 보는가에 대해서는... 대중이 연예인에 자선사업하는 것 아니다. 들어줄만 하니 들어주고 살 만 하니 사는 거다. 대중이 연예인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비즈니스적으로 연예인의 재능과 실력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팬덤이라는 것도 그 재능과 실력을 사는 개인으로부터 나온다.
즉 연예인과 대중의 관계란 개인과 개인의 철저한 비즈니스적인 관계인 것이지 일방적인 시혜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연예인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에 대해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지 그냥 적선하듯 보태주는 것이 아닌 것이다. 대중이 아닌 개인이라는 것이다. 연예인도 개인이고.
하여튼 별 거지같은 대중들이란... 예전 나도 글쓰면서 많이 들었다.
"이런 것 써주세요."
"저런 것 써주세요."
"이런 것 쓰면 안 되요."
"저런 것 쓰면 안 되요."
"그래서야 되겠어요?"
"이래야 해요."
씨발...
별놈의... 정치수준이 국민수준이라는 게 틀린 말이 아니라니까?
참 병신같은 요즘이다. 사람도 병신같고 사회도 병신같고 나도 병신같고, 쫓겨난 재범이만 불쌍하지. 그 나이 또래에서 흔히 할 수 있는 말들 가지고.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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