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옴니아2를 질렀다!

까칠부 2010. 5. 7. 21:26

사실 그리 오래 쓰지도 않았다. 조금 있으면 2년째가 되는데... 2년 약정인 줄 알았더니만 아니었던 모양이다. 처음에는 약정이 남은 줄 알고 기변을 생각하다가 약정이 없다길래 바로 번호이동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LGT는 정말이지 인간적으로 좋은 폰이 너무 없더라.

 

고작 2년만에 핸드폰단자는 맛이 가고, 배터리는 배가 부르고, 기껏 완충해놓았더니만 전화만 받으면 바로 방전이다. 그래서 지난주 꽤 곤란한 일도 있어서 이번 기회에 핸드폰이나 바꿔보자...

 

원래는 그냥저냥한 핸드폰에 넷북을 사려 했었다. 그런데 이것저것 핸드폰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스마트폰이 정말 좋아졌더라. 나는 어차피 당장 쓰지 않을 거면 관심도 두지 않는다. 괜히 관심 가져봐야 속만 쓰리다. 알아보는 건 사기 바로 직전이면 좋다. 그래서 알아보았는데 우와... LG는 그에 비하면 정말이지...

 

그래서 스마트폰을 고르면서 내세운 조건이 대략 네 가지, 첫째는 SKT일 것. 동생이 이번에 SKT 10년고객이 된다. 가족요금제 하면 할인율이 상당하다더라. 더구나 인터넷이며 인터넷전화까지 모두 SK이니. 뭐든 아끼면 좋은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가 가격, 아무리 스마트폰이 좋다고 기둥뿌리 뽑을 일 있을까? 여기에 액정은 기본적으로 크고 해상도도 높아야 하고, 배터리 역시 오래 가고 구하기 쉬워야 하고...

 

결국 이래서 제끼고, 저래서 빼고, 아이폰은 기본적으로 KT에다 배터리가 내장이라 아니었고,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은 액정부터가 너무 작았고, 갤럭시a는 가격이 너무 셌다. 번호이동에 요금제자유라는 제한된 조건에서 찾았을 때 내게 가장 적당한 폰은 둘 - 삼성의 옴니아2와 모토롤라의 모토로이였다. 아몰레드냐, 안드로이드냐...

 

씨퓨도 사실 모토로이가 더 좋았다. 기본적인 성능 자체가 모토로이가 훨씬 나았던데다 조건마저 더 좋았다. 그래서 모토로이로 거의 결정하려는 순간 마지막 조건이 걸리고 말았다. 배터리와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모토로이의 실물을 보고 만 것이었다.

 

"이건 벽돌이다."

 

진짜 못생겼다. 사람마다 취향이라는 게 있겠지만 최소한 그 디자인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 거기에 추가배터리를 구할 수 있을까 찾아봤더니 모토로이의 경우는 그게 또 그리 만만치 않더라는 것이...

 

2년약정이다. 24개월이다. 과연 지금 있는 배터리 두 개로 2년을 버틸 수 있을까? 노트북의 경우도 2년 쯤 지나면 사실상 배터리로 노트북 쓰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아니면 중고를 구하던지 리필을 하던지 해야 하고. 핸드폰 배터리라는 게 과연 얼마나 오래 갈까? 원래 쓰던 놈도 바로 그 배터리 때문에 바꾸게 된 것이었는데.

 

어차피 내가 스마트폰으로 할 일이라는 게 DMB보고, 동영상 보고, 음악 듣고, 책 읽고, 그리고 메모할 것 있으면 끄적거리는 정도다. 그리 대단한 성능을 요구할만한 작업 자체를 하지 않는다. 그런 점이 또 내 어깨를 가볍게 했다. 차라리 아몰레드 쪽이 동영상 보기는 더 낫다. 그래서 주문.

 

 

문제는 - 사실 이게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인데, 도대체 내가 필요해서 옴니아2로 한다는데 뭔 말들이 그리 많은 거냐? 앞으로 더 좋은 폰이 나온다? 나는 지금 당장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거다. 어떤 기종이 더 좋아? 내가 돈이 덤비냐? 같은 가격대면 모토로이... 말했잖은가? 결국 마지막에 그걸로 결정났다고.

 

아이폰 좋은 건 나도 안다. 상당히 좋다더라. 그러나 결정적으로 내 쓸모와 맞지 않는다. 내 쓸모 보고 사는 거지, 남들 좋다는 것 보고 쫓아 사나? 내가 보니 KT는 기본적으로 내게 그리 유리한 조건이 아니기에 아이폰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모토로이며 갤럭시a며 모두 마찬가지. 다 알아보고 한 거다. 그냥 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내 폰 내가 결정해 쓴다는데?

 

아무튼 일단 받고 나니 좋기는 하다. 현재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것이 스마트메모와 미디어플레이어, 그리고 DMB. 그런데 확실히 워낙 TV를 안 보다 보니 정작 DMB가 있어도 볼 게 전혀 없다. 요즘은 라디오스타도 결방이고, 남자의 자격은 주말에나 하고, 뉴스는 그런 쓸데없는 전파낭비에 내가 동참할 이유가 무언가? EBS도 DMB를 했으면 좋으련만... 아, 모토로이 아쉬운 게 그거다. 모토로이는 FM라디오도 되었다는데. 쩝... 어쨌거나 받고 나서 고작 사흘만에 저장된 메모만 무려 40여 개. 참 많이도 썼다. 참 유용한 기능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마음에 드는 점이라면 DCF 음원 무제한. 물론 시한이 있는 한정된 음원이지만 신곡 듣기에는 이만한 게 없다. 두고두고 들을 노래들은 정식으로 MP3로 다운받거나 시디로 구하더라도 잠깐 듣고 말 신곡이라면 이것으로도 전혀 부담이 없을 듯. 특히 MP3에 비해 외장스피커가 좋아서 설겆이를 하거나 쌀을 씻을 때 옆에 켜놓고 하면 참 좋다. 이래서 사람들이 굳이 플레이어를 사는 것이로구나.

 

벌써부터 거의 너덜너덜해진 액정보호지를 보면서 참 잘 샀구나 만족해 한다. 비록 쓰는 기능은 그리 많지 않지만 하나하나가 요긴한 것들이라. 특히 스마트메모. 아직까지도 아날로그적인 것에 더 익숙한 내게는 손으로 직접 입력해서 메모한다는 게 그리 편할 수 없다. 정말 만족스러운 결정이었다. 잘 써야겠다.

 

 

어쨌거나 정말 남이 알아서 자기 쓸모에 맞게 샀다는데 이러쿵저러쿵하는 오지랖들이란... 남 잘 쓰고 있는데도 뭐라 하는 주제들이란 참 짜증난다. 벌써 한 바탕 하고 오는 길인데... 내가 쓰기 좋으면 좋은 거다. 더구나 벌써 개통까지 했는데 무를까? 하여튼... 세상엔 별 놈들이 다 많다. 그런 놈들과 어울리는 나도 나고. 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