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박인권... 화백?

까칠부 2009. 10. 7. 22:21

나는 대부분의 만화가들을 존경한다. 만화란 그렇게 가치있는 장르이고, 또한 만화를 그린다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인 때문이다. 그림을 잘 그려서도 이야기를 잘 지어내서도 아닌 그 자체에 대한 존경이다. 단, 그럼에도 도저히 존경은 커녕 경멸을 금치 못하는 작가가 몇 있으니 그 가운데 하나가 박인권이다.

 

처음엔 무슨 일본만화를 보는 줄 알았다. 모토미야 히로시의 만화인가 싶더니 느닷없이 모리타 마사노리의 캐릭터가 나온다. 다케우치 이노우에의 캐릭터도 보이고. 이게 도대체 뭔 만화인가...? 그렇다고 일본만화라 보기엔 원고단계에서 이미 먹물이 번져 있었다. 종이가 일어나 잉크가 스며 번진 그 상태로 인쇄되어 출판되어 있었던 것이다. 살다살다 무슨 이런 만화가...

 

박인권이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튼 첫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이미 상당한 정신적 내상을 입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후의 내용도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참고로 나는 김성모의 만화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나름 개성있고 괜찮더라. 내 돈 주고 빌려보기에는 아깝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싶다. 그러나 박인권은...

 

내가 가장 혐오하고 경멸하는 게 표절이다. 그건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 표절따위와는 담을 쌓고 몇 날을 고민하고 고민해서 자기 캐릭터 자기 이야기 자기 연출로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을 알기에 더욱 그렇다. 내가 박인권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표절. 남의 그림, 남의 캐릭터, 남의 연출...

 

그러나 화백이더라는 거지. 이번에 또 하나 더 드라마화된단다. 표절이야 하든말든 그냥 재미있으면 된다... 어제도 강심장에서는 그리 지드래곤을 띄워주더만. 일단 뜨고 나면야 표절이든 뭐든 상관없다며...

 

한국에서는 정직하게 창작하면 지는 거다. 괜히 몇 날 밤 새가면서 그림체 개발하고, 캐릭터 만들고, 뭣하러 그리하는가? 단 며칠 열심히 히트한 만화 그림 베껴가며 어디서 스토리 갖다 짜깁기해 그리면 되는데? 화백소리도 듣고. 훗... 만화따위...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만화가들. 나같으면 그렇게 못산다. 아니 살려고 했는데 안되더라.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정직한 더 많은 만화가들 때문에... 그렇다. 박인권 만화의 드라마화가 입맛이 쓴 이유다.

'문화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김연아에 관심없다...  (0) 2009.10.18
정권 바뀌어도 KBS는 아웃이다!  (0) 2009.10.10
꿀벅지, 찰벅지...  (0) 2009.09.24
한국인의 연예인에 대한 인식...  (0) 2009.09.10
박재범과 자가당착...  (0) 2009.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