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디즈니의 강점은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백인중심의 가부장적 가족주의에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그래서 쉽게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는 정서에 기대서 그를 효율적으로 극대화하는 것이 디즈니의 원래 문법이었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비판도 많이 받았었다. 문제는 그것이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인어공주'의 주인공을 흑인으로 캐스팅하고서 정작 주인공의 피부색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 듯한 흔적들이 바로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인어공주의 원작에는, 아니 영화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기본적인 구조는 거의 건드리지 않은 채 주인공만 흑인으로 캐스팅한 채 그 피부색마저 감추려 애쓰면서 다양성을 위해서 노력했다 말하는 것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