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강지영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사람이 있었다.
김혜수...
김혜수가 데뷔한 것이 중학교 3학년이던가? 드라마 사모곡에서 길용우와 주연을 맡아 연기한 것이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때도 그리 성숙했었다. 뭐 청순하고 귀엽기는 했다만...
우리나라에서 김혜수라는 캐릭터가 갖는 위치란 참 특별하다. 김혜수는 일단 날씬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연약한 이미지와도 거리가 멀고. 청순가련, 혹은 백치미... 다 상관없다. 건강미인이라 하던가?
강지영을 보면서 그래서 김혜수를 떠올렸다. 그래서 한 편으로 안쓰러웠다. 카라의 컨셉에 맞추느라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아직은 다이어트보다는 자연스럽게 성장해나가는 것이 중요할 텐데도. 그리고 강지영의 강점은 그런 아이돌스러운 가녀린 날씬함보다는 그런 건강함일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또 생각한 것이다. 현재 카라에서 카라라는 컨셉으로 가장 크게 손해를 보고 있는 게 강지영이 아닌가.
일단 너무 커 보인다. 사실 강지영의 키가 그렇게 큰 편인가면 연예인 가운데 아주 크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아직 170 안 되지? 남자 연예인 키가 180이 기본이 되어 버린 요즘이다. 소녀시대나 애프터스쿨만 하더라도 강지영의 키가 그렇게 두드러져 보이지 않을 것이다.
원래 남자는 키 큰 여자 별로 안 좋아한다. 남자끼리도 서로 키를 재보고 비교하고 하는데 자기보다 키 큰 여자라면. 그렇더라도 보기에 커 보이지 않으면 상관없는데 워낙 언니들이 작다보니 강지영이 같이 있으면 덩치만 눈에 들어온다. 좋아하는 입장에서야 눈에 잘 띄는구나 하겠지만 그게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아주 크면 오히려 멋있다고 할 테지만 그러기에도 아직은 애매하고.
현재 카라에서 강지영의 팬덤이 가장 작다던가? 대중적인 인지도도 가장 낮다. 어려서도 있다. 전면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서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역시 카라를 소비하는 대중과 강지영의 스타일을 요구하는 대중이 서로 엇갈린 때문은 아닐까. 아직까지도 카라라면 큐트한 이미지를 요구하는 대중이 더 많은데 얼핏 시각적으로 강지영은 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건강글래머라는 것도 아이돌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김혜수만도 보호해주고 싶은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친구같고 누이같고 때로는 어머니같은... 아이돌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기를 바라는 사람이 그다지 없지 않은가. 그나마 하는 행동이 귀엽고 애교가 많아서 그런 점이 상쇄가 되고 있을 뿐.
그래서 나는 차라리 강지영은 처음부터 배우로 데뷔하는 쪽이... 그렇다기에는 사실 데뷔당시 나이가 너무 어렸다. 어디로 자라게 될 지도 아직 몰랐고. 지금과 같았다면 확실히 아이돌보다는 배우를 노려보는 쪽이 좋았을 것이다. 강지영은 확실히 배우 페이스와 몸매다. 전에도 말했지만 배우로 뜨자면 평범하게 예뻐야 하는데 강지영은 평범하게 예쁘면서도 화려함이 있어서 배우로서 매우 적절하다.
단, 아직 살을 뺄 때는 아니다. 아직은 동글동글하니 나이에 어울리는 귀여움이 더 매력이 될 때다. 다이어트는 조금 더 자라고 나서. 성인으로 자리를 잡고 나서.
아무튼 그런 이유로 나는 강지영에게 청순글래머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데 반발하는 강지영 팬들을 이해한다. 확실히 이르다. 그리고 별로 좋지도 않다.
아무리 글래머라고 강지영이 지금 자신의 몸매를 드러내 보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17살에 그러기에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정서가 너무 보수적이다. 아니 보수적이지 않더라도 그다지 바람직스런 모습은 아니다. 소모된다. 전면에 나서기도 전에 그렇게 되면 강지영이란 글래머라는 이미지로 소모된다. 몸매에 대한 단순한 시각적 관심은 휘발성이기 때문이다. 한 번은 놀라도 두 번은 그러려니 한다. 직접 확인시켜주지 않으면, 그것을 대중적 인기로 몰아가지 못할 거면 괜히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기도 전에 소모될 수 있다.
아직까지는 건강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좋다. 날씬하지 않아도 건강함이 허락되는 나이다. 예쁘지 않아도 밝고 활달한 모습이 귀여울 때다. 나도 보수적이라 너무 어린데 다이어트하고 그런 것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강지영은 아직 어리고 아직 더 자라야 한다. 그리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청순글래머라... 3년은 이르다. 그런 식의 관심은 강지영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나이 또래에서는 그 나이 또래에서만 가능한 매력이라는 것도 있다. 언론의 잘못된 관심이 하나의 가능성을 죽일 수도 있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다. 아직 어린데 청순글래머 어쩌고 해서 뭐하자고?
그나저나 강지영의 키가 지금보다 딱 10센티만 더 컸다면. 흠... 키가 커서 어울리기란 그리 쉽지 않은데 어쩐지 강지영은 어울릴 것 같다. 구하라도 딱 5센티. 의외로 박규리나 한승연은 지금 키가 더 어울린다. 이상하게 키 큰 박규리나 한승연은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니콜도.
청순글래머는 5년 뒤에나 생각하자. 지금은 이르다. 지금은 깡지로 족하다. 거대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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