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바로 이런 점이 내가 개티즌을 욕하는 이유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정의가 있다. 그 정의를 관철하려는 의지가 있다.
문제는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정의인가. 바로 그것이 보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 보편이 결여되어 있다. 내가 옳으면 옳은 거다.
인터넷이란 일단 닫힌 세계다. 익명이란 근본적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준다. 내가 알리고 싶은 부분만 알린다. 그리고 나 또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자신이라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그가 접하는 세계도 실체가 없다. 실체가 없다는 것은 없다는 것이며, 없는 것은 닫힌 것이다. 정의감은 없는데 그 보편성을 담보할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유일하게 가능한 한 가지는 자기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다수.
그래서 그들은 다수를 명분으로 삼는다. 그래봐야 어차피 비슷한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 다수가 그들에게는 명분이 된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인구 5천 만 가운데 7만이 뭐 그리 대수일까만 그러나 그것이 대중이 되고 네티즌이 되고 국민이 된다. 그러면서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힘이 되고.
김남일 분명 실수를 했다. 내가 보기에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였다. 까일만 했다. 욕먹을 만 했다. 그렇다고 과연 그 아내인 김보미 아나운서에게까지 그 비난이 쏟아져야겠는가. 연좌제란 제대로 된 사회에서라면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반인권적인 구습이다. 더구나 아내로서 남편을 변호한 것 가지고 또 지랄들은.
뭐냐면 옳으니까. 김남일이 잘못했다. 그러니 그것을 비난하는 것은 옳다. 그 가족까지 비난을 듣는 것이 옳다. 가족조차 가만히 비난을 듣고 있어야만 한다.
네티즌이라는 권력이다. 그것을 또 담보하는 것이 같은 네티즌의 우호어린 자세들,
"그러길래 평소 행시를 잘 하지."
같은 네티즌이라고 악플러의 악플에 대해 괴롭다고 호소하면 훌륭하신 분들께서 그렇게 한 마디 훈계하신다. 그러길래 평소 행실을 잘 했으면 악플러는 붙지 않을 것 아니냐고.
같은 무리들이라는 것이다. 실제 행하는 사람과 단지 방관하는 사람과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사람과.
그래서 개티즌이다. 악플 달아대는 개티즌만이 아닌 그들을 동정하는 방관자 역시 개티즌이다.
내가 줄곧 모든 문제에서 개티즌의 그 잘난 정의감을 더 비난하는 이유다. 아무리 개인이 잘못을 저질렀어도 개티즌들이 그 지랄을 떨 잘못은 없다. 그런 잘못이 있다면 그건 법에 의뢰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하긴 개티즌 가운데 그렇게 욕을 해도 정작 법적인 처벌이 따라야 할 문제들에 직접 신고를 하는 경우는 없다. 그냥 욕이나 하고 말지. 그들의 욕이란 단지 배설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증거일 것이다.
하여튼 뭔 일만 있으면 남의 미니홈피 가서 지랄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정의를 확인하고 싶을까?
그래서 항상 하는 말. 세상에 제일 골치가 생각없는 정의다. 개티즌들이다.
보다보다 하여튼 별 우스운 꼴을 다 본다. 병신짓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게다.
아아, 그동안 말 곱게 쓰느라고 힘들었다. 역시 사람은 욕을 좀 하며 살아야 한다.
개티즌이 존재하는 보람일 것이다. 개티즌이라도 없으면 누구를 욕하고 살까. 나 원 병신들도.
그냥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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