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는 묘한 힘이 있다. 말이란 보고이면서 명령이면서 또한 선언이다. 이렇다.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한다. 그 순간부터 사랑하게 된다.
나는 이 사람을 싫어한다. 그 순간부터 싫어하게 된다.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 말을 하는 순간 이미 사람의 의식과 행동은 그에 구속된다. 언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을 할 때 상당히 주저한다. 사랑노래의 많은 주제가 그것이다.
여기에도 있다. 최성수의 해후.
헤어짐을 예감한다. 그러나 차마 아직 말을 꺼내지는 못한다. 헤어질 것을 알지만 그러나 마지막일지 모르는 만남을 갖는다.
이를테면 준비기간이다. 마법에서 주문을 외우고 시약을 준비하듯 언명을 위한 준비기간인 것이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그 말을 진실로서 받아들이기 위한.
누군가 그런다. 서로 사귄다 밝혔을 정도면 그 전에 이미 오래 사귀지 않았겠느냐. 설사 사귈 것을 결정하고 바로 발표했어도 그 사이에 무언가 있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모르는 거다. 누구도 모른다. 감정이란 항상 한 순간이다. 그리고 그 순간 언명을 통해 그것은 기정사실화된다. 그 전까지는 아직 아니다.
아마 누군가 좋아해서 사귀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 스스로 선언하기 전까지 그건 좋아하는 게 아니다. 선언하는 그 순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헤어짐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를 위해 또 긴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이 멀어지고 바로 헤어지는 게 아니다. 마음이 멀어지고도 항상 사람들은 고민한다. 과연 사랑은 끝났는가. 그런데도 그것을 미처 준비할 새도 없이 떠밀리듯 선언해야 했다는 것은...
모든 것이 그렇다. 결정하기까지 그리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그것을 말로써 선언하기까지도 또 그리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중요한 사실에 대해 물으면서는 시간을 기다려주는 것이 예의다. 상식이다.
그런데 이게 연예인한테는 적용이 안 되는... 아니, 사이버공간에서도 적용이 안 되는 모양이다.
의혹을 제기했으니 바로 말하라. 그런 사실이 있으면 바로 털어놓으라. 그게 되느냐는 말이다.
물론 되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많이들 어떤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선언하려 할 때는 많은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다. 과연 그런 기억들이 조금도 없었는가.
떠밀리듯 사랑을 알리고 떠밀리듯 미처 준비도 없이 이별을 알리고... 참 장윤정이 강하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은 그렇게 되면 못 견딘다. 노홍철의 반응이 마치 미참하게 차인 사람의 그것인 양 보인 것이 이해가 간다. 딱 그 상황이다. 만일 실제 그랬다면 장윤정 또한 그 상처가 컸으리라.
그래서 또 이해한다. 다음에 사랑을 하게 되면 지하벙커에서... 연예인들이 괜히 있는 사실도 없다 하는게 아니라는 거다. 강요당해야 하니까. 떠밀려야 하니까.
기본이다. 다시 말하지만 기본이다. 상대의 대답을 듣기를 바란다면 - 그것이 진심이기를 바란다면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마음을 정리하도록. 스스로 그 말을 감당할 수 있도록.
무례하다. 경우가 없다. 인간이란... 참 인터넷이란 이렇게 예의도 없고 경우도 없고 상식도 없다.
라디오스타나 다시 볼까 하고 무릎팍도사를 보다가 어쩐지 짠해졌다.
물론 방송용일수도 있다. 방송용으로 자기를 포장하고자 그리 꾸며 이야기한 것일수도 있다. 서로의 입장을 아니까 노홍철과도 말을 맞춰가며...
그러나 또 무슨 상관인가? 내가 모르는 거다. 내가 알지 못하는 거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일어난 일까지 내가 일일이 알고 판단할 이유란 없다. 보이는대로. 들리는대로. 더구나 단순히 장윤정의 경우만인가.
의혹이 있다고 조금의 여유도 주지 않고 몰아붙이고, 그리고는 그 조금의 시간을 가지고 그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그러다가는 또 바로바로 반응하면 그것 가지고도...
항상 하는 말이 그거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예의.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 기본. 상식.
그러나 그들의 상식은 나의 상식과는 다른 모양이라. 과연 그런 언론이 문제인가 그런 대중이 문제인가.
입맛이 쓰다. 별로 재미있는 내용은 아니다. 사실 장윤정에 별 관심도 없다. 다만 내용이...
라디오스타나 봐야겠다. 웃음이 필요하다. 라디오스타가 진리다. 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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