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은 그야말로 꿈이라 할 수 있다. 강한 육체와 야만적인 폭력, 그러나 그 가운데 선과 악이 있고, 정의의 주인공과 악당이 있다.
항상 악당은 반칙을 쓴다. 도대체 왜 그리 뻔히 알면서도 김일 선수는 매번 당하기만 했던 것일까. 정체모를 흉기에 머리가 찢기며 피가 흥건하고, 방심하는 사이 접이의지를 가져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두들겨댄다. 저러고도 살 수 있을까.
그러나 그럼에도 주인공이기에 최후에는 승리하는 것이다. 당연한 것처럼 히어로는 마지막 순간 사악한 적의 흉계를 물리치고 최후의 승자가 된다. 그 통쾌함이란.
그래서 그리 레슬링 흉내도 많이 냈었다. 아마 어려서 또래들과 레슬링 놀이 한 번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엘보를 흉내낸다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가 하마트면 골로 갈 뻔도 하고, 귀가 찢어져 보기도 하고, 참 사내아이들이란 그렇게 험하게 놀았다.
다만 레슬링이 쇼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실 그리 대단한 건 아닌데, 그동안 프로레슬링이 사실이라고만 여겼던 사람들 사이에 배신감이 컸던 것이었다. 그래서 거의 어린이날에나 특집으로 편성되어 보여지고 말았다. 레슬링의 수난시대일 텐데.
아무튼 레슬링이란 스포츠이면서도 엔터테인먼트다. 쇼다. 한 마디로 예능이다. 시나리오가 있고 드라마가 있다. 캐릭터도 있다. 어쩌면 최초의 리얼버라이어티는 프로레슬링인지도. 그동안도 그래서 무슨 날만 되면 실제 프로레슬러와 함께 코미디언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어울릴까? 확실히 어울린다. 다시 아이로 돌아간 것 같다. 어린시절의 그 동경으로. 그 꿈으로. 그야말로 어려서 동네 꼬마들과 레슬링놀이하며 노는 것 같지 않은가. 박명수옹이 가장 신난 것 같고, 유재석도 신났고, 전진은... 의외로 몸이 좋구나.
간만에 본 무한도전이 이런 대박일줄이야. 톱니바퀴처럼 맞아 돌아간다는 게 이런 것일 게다. 던지면 받고, 받으면 다시 던지고, 무엇이든 주어진 것이면 놓치지 않고 분량을 만든다. 수 년 간 쌓아 온 팀웤이란 바로 이런 것일 테지? 다만 그럼에도 역시 이런 경우는 스테레오 타입이 되는구나. 각 멤버의 개성은 확실히 드러나는데 그 포맷은 뻔히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어쩔 수 없이 예능에 써먹을 수 있는 소재란 한계가 있으니까.
그나저나 전진은 지금쯤 군대에서 보고 있겠구나. 뭐랄까... 전진 한창 나오던 무렵에는 내가 무한도전을 보지 않아서. 무척 욕 들어먹던데. 아쉬움이 있겠다.
김민준은 오늘 괜히 나온 듯하고, 다음주 채리필터의 누구? 프로레슬러 겸업했다는 그 사람이 나오면 본격적으로 시작이겠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확실히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이다.
재미있다. 무척. 마음에 들었다. 다음주를 기대해 본다. 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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