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 - 보다 자버렸다...

까칠부 2010. 7. 3. 05:23

요 근래 가장 빨리 잠들었다. 그래서 새벽부터 깨어 뭘 할까 지금 난감해 하는 중이고. 영화나 하나 볼까...? 엊그제 또 중고DVD 몇 개 주워왔으니 이거 보고 리뷰나 써봐야겠다. 옛날영화들이지만.

 

아무튼 전반은 괜찮았다. 요리대회에서. 나름대로 예능다웠고 그러면서도 억지성 없이 재미있었다. 각각 멤버의 개성이 드러나며 웃기는 것도 있었고, 또 빅송과 같은 경우는 프로와 같은 동작들이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고. 아, 마파두부 먹고 싶어라...

 

그런데 이게 심사받으면서부터 늘어졌다. 장기자랑에서부터 슬금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구하라더러 다른 팀의 음식재료 훔쳐오라 시켰다면... 혹은 빅송 요리 만드는 사이 옆에서 혼자 뭐 만든다고 하다가 김신영이랑 같이 망쳐먹는 것도 재미있는 시추에이션이었을 것이다. 정작 재미있던 음식만드는 파트가 너무 쉽게 끝나버리면서 나머지가 뭐랄까... 진짜 나머지스러웠다.

 

하지만 거기까지는 참았다. 원래 청춘불패는 이렇겠거니... 그러나 기자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끝내 엎어지고 말았다. DMB 계속 켜놨더니 깨어나니까 배터리 방전.

 

뭐냐면 전에도 느낀 거지만 너무 엉성하다. 나머지가 많다. 짜투리. 맞다. 짜투리들이다. 지난주 말한 사족.

 

물론 다른 예능에서도 짜투리가 많이 나온다. 항상 제대로 분량이 뽑아져 나오기만 하는 게 아니다. 그러면 뭐가 문제인가. 그걸 어떻게 엮는가다.

 

아예 짜투리가 나오지 않도록 꽉꽉 눌러 압축해 뽑던가. 그러나 그러기에는 멤버들의 예능감이 고만하니 그렇다면 그 짜투리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선으로 짜투리를 써 먹으면 짜임새 있게 지루함을 느낄 여지가 없다.

 

한 마디로 산만한 거다. 집중이 안 된다. 무언가 일관된 방향을 가지고 그것을 잇는다, 그런 느낌이 없다. MC의 부재다. 역시 MC없이 리얼버라이어티란 이렇게 산만하게 떠버릴 수밖에 없다.

 

도대체 그 다음에 뭐가 있었더라? 기자들 나와서 이러쿵저러쿵. 어느새 자리 잡고 보다가 이불 깔고 눕고, 누워서 보다가는 스르르르르르... 참 잘 잤다. 앞으로 청춘불패 틀어놓고 잘까?

 

지난주 간만에 무한도전을 봤다. 요즘 아몰레드의 위엄을 확인하느라 이것저것 많이 넣어 가지고 보고 다닌다. 아, 이래서 무한도전이로구나. 그 꽉 짜여진 짜임새란.

 

남자의 자격은 그에 비하면 여지가 많다. 엉성하다. 그래서 가끔 망하기도 한다. 망할 때는 아주 처참하게 망한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그것들을 엮어주는 중심이 있다. 이경규다. 김태원이다. 김국진이다. 그리고 그것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편집의 묘미라는 것도 있다.

 

그러나 이건... 청춘불패는 다르다고 최면을 걸고 보려 해도 결국은 아이돌 나오는 버라이어티다. 아이돌 나와 재롱 떠는 버라이어티 이상은 아니다. 그 이상을 바란다면...

 

결국은 제작진의 책임이라는 건데... 제발 저딴 쓸데없는 이벤트 빼버리고 뭐라도 의미있게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면. 그러나 무리임을 아니까. 참고 봐야 하나? 역시 끊어야 하나?

 

어쨌거나 일찍 일어나기도 일어났으니 대충 동네 한 바퀴 돌고 샤워라도 해야겠다. 새벽인데 빌어먹게도 덥다. 걍 다시 잘까? 불쾌지수만 높아지려 한다. 짜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