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팀은 헤어져도 갈라서도 팀이다, 팬에게.

까칠부 2010. 7. 8. 02:10

부활이 해체된 것이 아미 1989년... 2002년 8집이 나온 게 그로부터 13년만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었다. 드디어 김태원과 이승철이 만났다. 이승철 말마따나,

 

"이대로 다시 찢어지면 돌 맞을 분위기라"

 

원래는 앨범 한 장 프로젝트성으로 내려던 것이 부활 정규 8집이 되어 버렸고, 이승철도 부활과 3년은 더 할 것이라 약속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다시 깨어지고서도 얼마전까지도 부활과 이승철이 다시 함께 하리라 믿었던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승철이 직접 부활과 다시 할 일은 없을 것이라 밝혔을 때 이승철 팬카페 안에서도 소란이 있었을 정도였다. 언제고 다시 이승철과 부활이 만나기를 기대했는데...

 

허성욱의 죽음을 지금도 애석해하는 어떤 사람들은 허성욱이 살아 있었으면 들국화가 다시 뭉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들국화가 해체되고서도 10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들국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배철수와 구창모와 송골매가 다시 뭉친다 했을 때도. 송골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했을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도 배철수와 구창모가 있었다.

 

김종서와 신대철과는 몇 번 무대에 같이 섰었는데 임재범은 안 되는가. 김바다와 함께 무대에 올라 당시의 음악을 - 아니 다시 그때처럼 활동할 수는 없는가. 부활의 콘서트에는 그래서 역대 보컬 박완규, 이성욱, 정단이 함께 오르고 있기도 했다. 유현상 없는 백두산은 백두산이 아니었다. 모두가 뭉쳤을 때 비로소 백두산이었다.

 

팀이란 그런 것이다. 바다의 앨번이었던가? 슈와 유진이 피처링한 것을 두고서도 SES가 다시 뭉쳤다 그리 좋아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아마 이번 간미연의 앨범에 김이지, 이희진, 심은진, 윤은혜가 어떤 식으로는 참가했다면 나 역시 그것을 구입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았을 것이다.

 

헤어졌다고 헤어진 것이 아니다. 비유가 조금 지나친지는 모르지만 부모가 이혼해 갈라선다고 아이들 보기에 그것이 영영 헤어진 것으로 여겨지듯 않듯 팬이란 당장의 헤어짐을 영원한 헤어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언제고 다시 하기를 기대하고 다시 모이면 그리 기뻐하며 환영한다.

 

얼마전 HOT가 다시 뭉칠 지 모른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 기사에 달린 리플이 참 눈물겹다. 그렇게 싸우기도 많이 싸웠던 HOT팬덤이었는데. 그러나 그런 것이 또 팬이니까.

 

2PM이 그렇게 잔인한 짓을 했던 것이었다. JYPE가 그렇게 팬들에 잔인한 짓을 했던 것이었다. 아무리 헤어졌어도 다시 모일 기회가 있을 것이라. 그렇게 믿고 싶었던 팬들에 아예 팀원 하나를 도저히 상종못할 말종으로 만들어 내쫓고 말았으니. 이제 다시 할 일이 없으리라. 그래도 여전히 잘 나가고는 있지만.

 

아무튼 동방신기에 이어 다시 SS501까지. 아마 지금도 그 팬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그들이 영영 헤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일 것이다. 이번의 헤어짐이 영원한 갈라섬이 되지 않을까.

 

다행스러운 것은 그나마 SS501의 경우는 그동안의 다른 팀들과는 달리 아직까지 서로에 대한 우정이나 신뢰가 남아 있는 것 같다는 것. 그래서 기대를 걸어보는 것일 게다. 오히려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하게 될 지 모른다고 하는 박정민의 대답이 더욱 SS501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이들은 다를 것이다.

 

솔직히 다르기를 바란다. 신화 하나로는 너무 아깝다. 26년된 밴드가 있다면 20년된 보이그룹 - 그때는 맨그룹이 되겠지만 - 하나 있어도 좋지 않을까. 아이돌에서 아이돌로.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돌에서 스스로 팬과 함께 호흡하는 아이돌로서. 어머니와 딸이 함께 찾아 무대를 즐길 수 있는 팀이라는 것도. 이만큼 아이돌문화가 발전했으면 그런 정도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많은 헤어짐을 보아왔다. 많은 갈라섬을 보아 왔다. 그때마다 기대하고 그때마다 실망하고. 이제 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러나 꿈꾼다. 연예계란 꿈이다. 음악이란. 극이란. 예능이란. 오래도록 함께 하기를.

 

괜한 남의 일에, 그것도 전혀 상관없는 사내자식들 일에 문득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다. 사내자식들이야 어떻게 하든... 그러나 문득 눈에 뜨이길래. 트리플과는 그리 얽힌 것도 없으니.

 

그래서 팀인 거다. 항상 함께 하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멤버만이 아닌 팬까지도. 팬까지도 포함해 하나다. 언젠가는. 혹은 영원히.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나 또한 예전에 그랬듯이. 비웃는 자는 그 꿈조차 꾸어 본 적 없는 불행한 사람이리라. 헤어짐은 헤어짐일 뿐이라.

 

그나저나 다시 결성한 송골매 무대에는 배철수나 구창모는 서지 않을까. 프로젝트성이라도 그런 것도 보고 싶은데. 벗님들도 이치현이 노력한다 하고. 그들이나 나나. 하여튼. 그런 모양이다. 아무튼.

 

 

덧, 무릎팍도사를 보니 차라라 무릎팍도사를 보고 나서 쓰는 게 나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쓰기도 그렇고. 어쩔 수 없이 퉁친다. 이렇게 타이밍이 나쁘다. 때를 못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