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박재범의 사생활 - 어떤 짓궂은 악의의 관음증...

까칠부 2010. 7. 9. 12:33

당장 예상하기도 그렇다. 박재범이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해명을 한다. 만일 문제가 전혀 없다면 바로 JYPE와 2PM에게로 화살이 돌아간다. 문제가 있다면 박재범 자신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아니 설사 문제가 없더라도 그렇다. 그로 인하 JYPE와 2PM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면 박재범은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전에 소속되었던 소속사와 팀에 등을 돌리고 본격적으로 그들을 디스하는 상황에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박재범 자신에게 피해로 돌아온다.

 

문제가 있을 경우도 JYPE에게는 기껏 국내로 돌아와 자리잡으려는 박재범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 2PM에게도 역시 박재범을 아예 끝장내버렸다는 굴레가 씌워진다. 박재범의 사생활 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은 한때 그들과 한 팀이었던 박재범을 완전히 확인사살해버린 것이다. 대중은 아무리 옳아도 그런 매정함에 호의를 보내지 않는다.

 

한 마디로 개싸움이다. 진흙탕을 함께 구르라는 것이다. 누가 이겨도 그는 상처투성이가 되고 말 것이다. 누가 이기든 옳든 그 역시 상처를 입고 더럽혀지고 말 것이다.

 

물론 안다. 설마 그런 것도 모를까. 바로 그것을 바라는 것이다. 박재범과 JYPE가 개싸움을 벌이기를. 박재범과 2PM이 서로 공격하며 물고 물리고 상처투성이가 되어 뒹굴기를.

 

마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자살하기를 기대하던 미국 네티즌과 같은 모양새라 할 수 있다. 저들이 망가지는 것을 보고 싶다. 저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싶다. 진흙탕을 구르며 더럽혀진 모습을 보고 싶다.

 

아마 그들의 속에는 로키가 살고 있는 것일가? 아니면 브라우니가 네티즌의 탈을 쓰고 있는 것일까. 포탈에 올라온 한 기사는 내용은 더 가관이다.

 

"연예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 대체적인 연예계란 누구를 말하는가. 연예계에 종사한다면 더 모를 리 없다. 결국 이런 식의 진실공방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는 일 없이 결국 모두에게 상처가 되고 만다는 것을. 그렇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원래 연예계에도 관행이라는 게 있다. 예로부터 팀이 깨지면 굳이 팀이 깨지게 된 사유에 대해 구구절절 털어놓지 않았다. 마지막 팬에 대한 예의였다. 그저 사정이 있어서라고 했지 대중 앞에서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았다. 설사 그로 인해 비난이 자기에게만 쏟아져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그들을 이제까지 좋아해준 대중에 대해서도 결례이기 때문이다. 굳이 팬이 아니더라도 대중들에 서로 누가 옳네 그르네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야 말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나 불쾌한 일인가. 어제까지 형제입네 하던 사람들이 온갖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끄집어내며 서로를 비난하고 하는 것은. 당사자들도 당사자들이지만 대중 입장에서도 그것은 민폐다.

 

법정에서도 불리한 진술에 대해서는 거부할 권리가 있다. 자기에 불리하다 생각되는 진술은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가 주어진다. 타인을 위한 선의의 거짓말에 대해서도 굳이 책임을 묻지 않는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진실이며 누구를 위한 폭로인가? 고백인가? 아니면 폭로인가?

 

때로는 알면서도 모르고 넘어가 주어야 할 때가 있다. 그것이 자신들에 치명적인 해가 되었을 때, 더구나 그것이 법적인 문제도 아니라 하지 않던가. 굳이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더 이상 당사자를 곤란케 해가면서까지 파헤칠 까닭이 무에 있겠는가. 그래도 찜찜하다면 그때는 등 돌리고 관심을 주지 않으면 된다.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연예인이란 뿌리가 끊긴 화초와 같으므로.

 

그래서 지금 이대로 용서할 수 없다. 그러면 관심을 두지 않고 외면하면 그만이다. 곤란하게 할 것도 없다. 그렇게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다보면 선택을 하겠지. 털어놓거나. 아니면 연예인을 그만두거나. 굳이 지금에 그들에게 자신에 불리할 수 있는 진술을 강요할 필요가 있는가.

 

말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외면하면 그 뿐이다. 굳이 고백을 강요할 필요 없이 외면하여 연예인으로서 살아갈 수 없게 만들면 그만이다. 그런데도 굳이 털어놓으라 하는 건. 결국 그거겠지? 앞서도 말한 것처럼 박재범과 JYPE가, 박재범과 2PM이 서로 진흙탕을 구르며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보겠다. 이야말로 지독스런 악의이며 짓궂기 이를 데 없는 관음증 아니겠는가. 남의 싸움을 지켜보며 즐거움을 얻겠다.

 

바로 이런 게 인터넷 인심이라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세상에 불구경과 더불어 가장 재미있는 것이 싸움구경이니. 그동안 인터넷이 많이 심심하기도 했었고.

 

거창하고 대단한 명분을 내세운 어떤 주장들에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다. 문제가 있다면 말했듯 외면하여 연예인으로 발을 못 붙이도록 하던가. 뻔히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알면서 굳이 강요하는 이유는? 그런 것이 굉장히 고상하고 정의로운 명분으로 포장되어 있다는 것이 더 고약하다.

 

물론 나는 2PM에 아무런 애정도 없다. 박재범에게도 아무런 의리가 없다. 단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는 것이다. 말했던 법정에서도 불리한 진술은 강요받지 않을 권리. 그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박재범이 그다지 내키지 않아 입을 다무는 것은 그의 권리다. 그래서 꺼리는 마음이 있어 그를 외면하는 것도 자신의 권리다.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면 그 뿐인 것이다. 그 이상은? 연예인도 인간이다.

 

하여튼 가끔 보면 연예인은 아예 인간도 아닌 것인가. 하긴 우리사회 곳곳에서 지금도 보이는 인권에 대한 부정들이라는 것도 일반적인 현상이니.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겠다.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