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최화정 논란 - 조공을 끊어라!

까칠부 2010. 7. 9. 12:58

그러니까 하는 말이다. 그리 부담스럽다며? 부담이 된다며? 그럼 하지 마! 그러면 되는 거잖아?

 

선물이라는 게 그렇다. 처음에는 선의다. 고맙다. 그런데 자꾸 반복되면 기대하게 된다. 선물이 뇌물이 되는 순간이다. 어쩐지 당연스럽고 그래서 경계가 사라진다.

 

아마 조공이라는 것이 관행화되지 않았다면 최화정이 굳이 문제가 될만한 그런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었을까. 라디오든 뭐든 이미 관행이더라는 것이다. 너무 당연하게 이루어지니까 그것에 대해 역시 너무 당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가지고 말도 꺼내고 한 것이다.

 

그동안도 불만이었다. 도대체 조공이 뭔가? 때로는 그 조공이 팬덤의 힘을 과시하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어차피 서로 필요하니까 출연하고 출연시키고 하는 것인데 도대체 잘 보이자고 스텝이며 DJ에게 먹을 것을 돌린다는 게 뭐하자는 것인가. 뭐를 얼마나 하고. 거기에 뭔 돈이며 정성은 그리 들이는가.

 

물론 이건 방송국 측의 잘못이 크다. 누군가 어느 팬덤이 그랬다 하면 다른 팬덤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옆집 누군가 선생님께 봉투를 주었다더라. 그러면 우리집에서도 봉투를 챙겨야 할 것 같다. 마찬가지로 다른 팬덤에서 하는데 우리만 않으면 뭔가 찜찜하니까. 그것이 지금에까지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는 빌미가 되었던 것이고.

 

하긴 생각해 보면 그래서 또 최화정이 욕을 들어 먹는 이유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옆자리 앉은 아이가 선생님께 봉투를 드렸다. 그러자 선생님이 말한다.

 

"**는 봉투가 없구나."

 

선생님은 농담이겠지. 그러나 그것이 과연 농담일까? 농담이어도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출연중인 방송에 야식을 돌리는 것이 그리 마음에 부담이었다면 그런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묵직하게 짓눌러 오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이번 기회로 터져나온 것일 테고.

 

결론은 그런 조공같은 것 받지 마라. 어차피 월급 받고 하는 일 아니던가. 더 얻어먹고 한다고 그게 그리 대단할까. 굳이 출연중인 연예인 팬덤이 주는 선물을 받아먹을 이유란 무엇인가.

 

선물도 지나치면 뇌물이 된다. 고작 먹을 것이라 하더라도 받다 보면 버릇이 된다. 그래서 이번 일도 터진 것 아니던가. 너무 당연하게 여기다 보니까. 그런 것을 전혀 아무 의식없이 받아먹다 보니까.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계기라 생각한다. 먼저 파워타임부터. 그리고 다른 라디오 제작진들도.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다. 그것으로 굳이 기분 나쁠만한 농담도 하지 않는다. 근본적인 대책이어야 할 것이다. 최화정 혼자 울고 끝낼 일이 아니라 말이다.

 

하여튼 그동안도 참 웃겼다. 뭔 조공?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위해 음료수나 간식을 장만하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DJ와 스텝의 것들까지? 뭐 하자는 건지.

 

아무튼 그나저나 생각하는 것이 이제 최화정과 이번에 논란이 된 아이돌그룹과는 과연 어떻게 서로 얼굴을 볼까? 스텝들도 그렇게 욕을 들어먹었는데. 거리낌이 있으면 결코 자연스러울 수 없다. 이제 힘의 우열도 아이돌의 우위로 판명났고.

 

어찌되었거나 쓸데없는 건 바로잡는 게 옳다. 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사전에 예방이 최고다. 결단을 기대해 본다. 그런 것 안 먹는다고 뭐 큰 일 나는 것도 아니잖아?

 

참 웃기는 거다. 그냥 웃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