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불러모은 가운데 한 사람을 세워 놓는다.
"저놈은 나쁜 놈이야!"
어떠한 해명이나 자기변호도 허락되지 않는다. 그건 단지 변명일 뿐. 이미 판결은 내려져 있고 단죄만이 남았을 뿐이다.
"자, 모두들 저놈을 욕하자! 돌을 던져!"
그래서 머뭇거리는 사람이 나오면,
"너도 한 패야?"
"너도 똑같은 놈이지?"
아마 지금도 꽤 낙후된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일 것이다.
맞다. 한국은 낙후되어 있다. 지금 그것을 확인하고 있지 않은가.
의혹이 있는 것만으로도 죄다.
"그런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는 거다."
의혹이 있는 것만으로 비난을 들어야 하고, 제대로 해명을 못했으니 역시 비난을 들어야 하고, 해명을 해봐야 변명일 테니 또 그것으로 비난을 들어야 하고, 거기에 동참하지 않으면 쉴드니 어쩌니 함께 욕먹고.
웃기지 않은가. 자기네들 비난할 때는 함께 비난하지 않는다며 빠라고 욕하다가, 자기네들 몰릴 때 쯤 되니까 다양성을 인정하라며 징징거린다. 참 저열한 인종들이다. 나는 진심으로 저 인간들을 경멸한다.
하여튼 이래서 정부여당이 인터넷을 싫어하는 모양이다. 그야말로 빨갱이들 아닌가. 사람 하나 찍어서는 인민재판이라,
이솝우화 가운데 늑대와 양의 이야기가 있다.
어느날 늑대가 우리를 벗어난 새끼양을 만났다. 잡아먹고 싶은데 차마 어린 새끼라 결심이 서지 않았다.
늑대는 새끼양에게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너 작년에 나를 욕했었지?"
"제가요? 그때는 태어나지도 않았는 걸요?"
"내 목장의 풀을 먹은 게 너잖아?"
"아직 저는 풀을 못 먹어요."
"여기 이 샘물을 마시지 않았다고? 이건 내 샘물이야!"
"저는 아직 엄마의 젖을 먹거든요."
말문이 막힌 늑대는 바로 새끼양을 잡아먹어버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뭐 좋아! 중요한 건 내가 배가 고프다는 거니까. 아무리 네가 옳다고 내가 저녁식사를 포기할 수는 없겠지."
어쩌면 수 천 년 전을 살았어도 이솝은 지금을 꿰뚫어 보고 있을까.
"원래 그런 놈인 줄 알았다."
"처음부터 문제가 많은 인간이라 생각했다."
"그동안 욕 먹은 보상을 받는 기분이다."
"이래도 타블로를 옹호할래?"
그러고서도 그것이 증오가 아니라는 뻔뻔함에 대해서는... 아니 무지일까?
인터넷이란 참 좋으면서도 혐오스럽다. 특히 군중의 힘을 빈 악의가. 다수라는 익명의 뒤에 숨은 그 비겁하고 저열한 선의들이. 인터넷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다.
무어라 말해도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면 실드고 옹호고, 자기들이 말하는 건 설사 사실과 달라도 단지 하나의 의견일 뿐이고 다양성이고, 하긴 그래서 인민재판이라는 것일 테지만.
뭐라 말해봐야 들어먹을 인간들도 아니고. 공자도 길가에서 똥싸는 놈은 야단쳐도 길 한 가운데서 똥 싸는 놈은 내버려두라 하셨다. 다만 성가신 것이...
그나저나 아니나 다를까 캐나디언이라... 언제부터 우리가 캐나다 국적이라는 것을 비하의 뜻으로 쓸 수 있게 된 것일까. 타블로 한 개인이 아닌 캐나다 국적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 대해.
"쫓아내자!"
"발을 못 붙이게 하자!"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자기 나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확실히 세상은 넓고 병든 신은 많다. 인터넷은 더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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