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먼저 측근을 뒤졌다. 그리고 가족을 뒤졌다. 마침내 당사자의 꼬투리를 잡았다. 언론에 연일 그에 관련한 의혹이 사실처럼 흘러나왔다. 사람들은 그를 비난했다. 그리고 마침내...
검찰이 어느 한 개인을 찍고서 그 가족과 주위에 대해 집요하게 수사한 끝에 몇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그리고 언론에 발표한다.
"보라, 가족들부터가 문제 아니냐?"
과연 이런 행동들이 옳은가?
그러나 옳다. 최소한 그 잘난 네티즌들에게는 옳다. 누구도 지적을 않는다. 그에 대한 비판조차 없다. 방관하거나 대부분은 동조한다.
"문제 있구만!"
인터넷상에 수많은 개인의 프로필이 떠다닌다. 그렇다고 과연 네티즌이 그 프로필 하나하나를 모두 찾아 일일이 검증하는가.
연예인은 그렇다 치자. 방송에 나와 활동도 하고 하니 그 역시 그렇다 치자. 과거 사고친 경력도 몇 번 있다. 하지만 그도 아니고 언론에도 거의 노출되지 않는 그 가족까지 그렇게 집요할 정도로 파헤치려는 것은 무엇인가. 과연 그래서 어떤 사실을 밝혀냈다고 그것이 정당한가.
그렇다면 과거 그 한 개인을 궁지로 몰아넣고자 주위를 뒤져 의혹을 찾아낸 검찰의 행위는 매우 정당하다 할 수 있다. 어쨌거나 그 의혹들은 범죄에 관련한 것이었으니까. 그런가?
항상 의문이었다. 그렇게 욕하고, 그렇게 문제가 많은데, 어찌 저들은 항상 지지율이 높은가. 저들은 어찌 높은 지지율로 항상 주도권을 쥐는가.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게 바로 이 사회의 수준이니.
아무리 밉다고 연예인도 아닌 그 가족에 대해 파헤치는 것이 옳은가. 그렇게 개인의 신상에 대해 파헤치고 공공연히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이 옳은가. 범죄가 아닌 한에는 개인에게는 프라이버시라는 것이 있다. 다소간의 잘못이 있더라도 그것이 심각하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범죄가 아닌 이상에는 굳이 공개적으로 까발릴 근거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그러고서도 저들은 증오가 아니란다. 정의란다. 하긴 정의 맞다. 증오란 완결된 정의니까. 자기에게서 완결되어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는 완고한 정의니까. 그래서 증오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수단과 과정이란 그래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고.
과연 연예인의 가족이 아니었다면 그 가족의 신상을 그렇게 털려 했을까. 연예인 가족이 아니었다면 단순한 의혹마저 사실인 것처럼 퍼뜨리며 비난하고 조롱하고 했을까. 그렇다면 연예인 가족이라는 것은 어떻게 이유가 되었을까. 연예인 가족이기에 그런 경우를 당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표절? 학력위조? 경력위조? 병역기피? 그런 건 사소다. 아주 사소하다. 설사 사실이더라도 단지 개인적인 사소한 도덕적 문제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더 큰 악은, 인간에 대한 존중이 사라진 증오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사라진 무도함이다. 그런 것들이 한 사회를, 인간들을 괴물로 만든다. 과거 나치가 그랬고, 불과 얼마전까지 한국사회가 그랬다. 미국의 인종차별도 그런 예다. 그에 비하면 한 개인의 사소한 잘못이야 얼마나 크게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친까.
그러나 그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조차 드물다는 것이. 그에 대해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는 사람들조차 거의 없더라는 것이. 과연 작년 그리 슬퍼하고 분노하던 이들은 어디 간 것일까. 검찰의 그러한 무도함에 대해 증오의 감정까지 품던 이들은.
안다. 내가 비정상이다. 한국사회에서는 나같은 생각을 하는 인간이 비정상이다. 최소한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는.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저들에 맞출 수는 없으니까.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공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길이 아닌데 어찌 내가 저들에 동의할 수 있을까.
내가 자칭 네티즌들이 말하는 자유니 인권이니 민주주의니 하는 말을 믿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들을 개티즌이라 부르는 이유일 터이고.
그냥 웃는다. 그래 내가 미친 거다. 어이가 없을 뿐이다.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어찌 지금 우리 사회가 이 모양인 것인가.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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