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어쩌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옴니아2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는 편이다. 아무래도 윈도우모바일 기반이라 여기저기 공짜로 돌아다니는 어플이 많은 탓에. 일단 어떤 어플이 필요하다 하면 어딘가는 반드시 있다. 필요로 하는 기능도 적당히 나와주고 있고.
그런데 걱정이 하나 있다. 이거 이러다 고장나면? 물론 그래서 갤럭시S로 교품받으면 나야 좋지. 하지만 별 생각 없이 고장 없이 남은 기간 열심히 잘 쓸 수 있으면 좋겠다 하고 있는데, 그런데 요즘 삼성 A/S센터에서 옴니아2의 고장에 대해 꽤 까칠해져 있더라는 것이다. 워낙에 인위적으로 고장을 내고 갤럭시S로 교품받으려는 인간들이 많아서. 그 방법을 공공연히 공유하며 자랄하는 인간들마저 있다지?
한국에서의 삼성 핸드폰 가격이 해외에 비해 그리 비싸단다. 당연하다. 저렇게 옴니아2를 갤럭시S로 약간의 차액만으로 교품해주는데 그 비용은 다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삼성이 자선사업가인가? 이익이 나지 않는데도 그렇게 신품으로 핸드폰을 바꿔주고 하게?
지금 집에서 쓰는 모니터, 불량화소 하나 있다. 그런데 평소 거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20인치 와이듼데 화소 하나 불량인 게 뭐 그리 크게 들어올까? 예전 쓰던 노트북에서도 불량화소가 두 개인가 있었을 텐데 별 문제없이 썼었다. 그런데 그 불량화소 하나 때문에 반품이 나오고, 매장에서 테스트하고 사들이고, 그 비용은 또 어디서 나오겠는가?
마트에서 진상손님이 실컷 쓰고 중고 만들어서 반품한 상품, 그 비용도 결국 다른 손님이 지불하는 가격에 다 들어가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장사란 남기기 위해 하는 것이고, 고객이 반품하고 서비스를 요구하는 비용도 모두 코스트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몇몇 매우 민감하거나, 아니면 아주 지독스런 손님들로 인해 그렇지 않은 다른 손님들마저 피해를 보고 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대중은 손님이다. 고객이다. 왕이다. 따라서 연예인은 대중이 바라는 요구에 항상 응할 필요가 있다. 대중이 연예인에 무슨 짓을 하든 연예인은 그것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 온갖 비난과 욕설과 인신공격과, 가족까지 끌어들여 퍼부어지는 악의마저도 연예인이기 때문에, 그리고 고객인 대중인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다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고, 혹은 아예 연예계를 떠나고, 더 이상 전과 같은 활력과 에너지를 보이지 못하고... 그 비용은 누가 지불하는가?
그깟 연예인? 그깟 탤런트? 그깟 가수? 그깟 아이돌? 그러나 그들이 있기에 기쁨을 얻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들로 인해 일상의 작은 행복을 누리는 이들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이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면 그로 인한 비용은 누가 지불하게 되는 것일까?
그런다. 팬들더러 왜 실드냐고? 어쩔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면 내가 지켜야지. 나는 그로 인해 기쁘다. 나는 그로 인해 즐겁다. 나는 그로 인해 행복하다. 그가 사라진다면 무척이나 아쉽고 서운할 것이다. 어쩌면 아프고 슬플지 모른다. 그러면 자신을 위해서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 자기 아이돌을 위해서 인터넷상에서 발악하듯 싸우는 팬덤을 싫어하면서도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앞뒤가 다른 건 싫어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그렇지 않은 연예인에 대해서는 다른 악플러와 똑같은. 요즘 내가 과연 아이돌 관련해서 굳이 그들을 옹호하는 글을 쓰는 의미가 있는가 생각케 된 이유였다. 심지어 카라에 대해서조차도 각 게시판에서 정작 익숙한 아이디들이 악의를 가지고 다른 연예인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 있을 때는 내가 저기 휩쓸려 뭣 하는가. 요즘 내가 카라나 특정인에 대해 잘 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워낙 욕먹는 게 싫기도 하고.
아무튼 아무리 고객이고 왕이고 그래서 연예인이 그것을 다 받아주어야 한다고, 옴니아2 쓰레기라고 얼른 갤럭시S로 편법으로라도 바꾸어야겠다는 손님이 있는가면, 있는 것 2년 동안 잘 쓰다가 그때 가서 새로 하나 장만하자는 사람도 있는 거다. 왜 내가 그런 인간들로 인해 A/S받는 것도 불편해해야 하는가. 마찬가지로 나는 별 일 아니라 생각하는 일로 내 연예인을 잃을 지 모르는 상황을 방관해야 하는가.
하긴 정작 내 연예인 때문에 내가 싸움에 끼어드는 경우는 별로 없다. 단지 원리는 같다. 저런 것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내 연예인에게도 피해가 돌아온다. 동병상련인 셈이다. 이런 경우 이들이 지켜지지 못한다면 다른 경우 내 연예인도 지켜지지 못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자기 아이돌을 지키는데는 열심이면서도 다른 연예인을 공격하는데는 더 극성인 팬덤이 슬슬 질려가고 있는 것일 테고. 나는 그런 것 못 하니까.
대중은 고객이니까. 팬은 손님이니까. 하지만 그들와 같은 입장이 아니어도 고객이고 손님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의혹보다는 그들의 존재 자체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틀렸는가? 그보다는 그들에게 있어 괜한 의혹만으로 한 개인을 매장시키려는 그 악의가 더 불편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하여튼 그래서 생각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도 A/S에 대해서는 워런티를 따로 파는 게 어떨까. 그같은 고비용의 A/S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비용을 물리고 A/S를 제공하고, 나처럼 적당히 싸게 쓸 수 있기를 바란다면 그만큼 가격을 낮춰주고. 나는 그렇게 허들이 높지 않으니까. 짜증난다. 더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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