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연예인 성형고백이 불편해지는 까닭...

까칠부 2010. 7. 27. 07:04

사실 나는 성형이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예뻐 보이려 화장을 한다. 멋있어 부리려 옷을 사 입고 머리모양을 만진다. 성형이란 그 연장이다. 내게 있어 미용성형이란 그저 그러한 예쁘게 보이고 싶고 멋있어 보이고 싶은 노력의 한 가지에 불과하다. 보다 영구적이고 직접적인 수단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그래서다. 얼핏 이해가 가지 않았다. 꽃다발을 보면서도 왜 나는 성형고백에 대해 이렇게 불쾌감을 갖는가. 성형에 대해 그다지 터부가 없다 생각했는데 연예인들 나와서 성형 이야기하는 것이 이렇게나 불편한가. 한참을 생각하니 답이 나왔다.

 

성형을 그저 웃음거리로만 쓴다.

 

굳이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현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미용을 위해 성형을 한다. 말 그대로 예뻐 보이려. 멋있어 보이려. 남들 앞에 떳떳해지려. 자신의 컴플렉스를 가리고 보다 당당하게 남들 앞에 나서려. 그것이 외모지상주의에 의한 것일지라도 나름 그런 사회 속에 자기 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이다. 과연 그런 노력들이 그저 예능에서 웃음거리로 쓰여야 하겠는가.

 

"모두 합해서 27번 성형수술 했어요."

"누가 성형을 가장 많이 했는지 맞춰봐요."

"부작용이 있어서..."

 

성형을 자유롭게 말하자는 게 아니다. 예능에서 굳이 그것을 웃음의 소재로 쓴다는 것은 그것들이 비일상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성형이란 자연스럽지 않음을. 성형이란 결코 정상적인 행위가 아님을. 어차피 예능에서 하는 이야기들이란 남들 보기에 재미있는 비일상일 테니까.

 

그게 싫은 것이다. 기왕에 성형을 했으면 좀 더 당당하면 어떤가. 굳이 숨길 필요는 없지만 나서서 밝힐 필요도 없는. 굳이 그것을 소재로 예능에 나와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데 그게 아니니까. 아직 우리 사회에는 성형에 대한 편견이 있고 단지 그에 편승하려 할 뿐이다. 그조차도 화제성으로 소모하려.

 

그런 이야기를 일부러 끄집어내려는 방송국도 방송국이고, 그에 호응해 굳이 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로 자기 얼굴을 알리려는 연예인도 연예인이고, 그나마 워낙 사회적인 편견이 아직도 있어서 정작 그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은 그리 없을지 모른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내 주위에 성형을 한 사람이 없어서 모르겠다만.

 

꽃다발을 보면서 느낀 불쾌감인데 생각해 보니 다른 예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왜 굳이 성형사실을 밝히는가. 왜 굳이 성형사실을 밝혀 그것으로 웃음의 소재로 삼는가. 서로 놀리고, 공격하고, 비하하고. 그런 것을 당당함이라, 자연스러움이라 착각하고 있다면 할 말 없지만. 그것이 기분 나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