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주관의 절대화 - 자기완결형인간...

까칠부 2010. 7. 30. 01:51

흔히 보게 되는 말 가운데 하나다.

 

"나라면..."

"누구라면..."

 

그리고 따라오는 말,

 

"상식적으로..."

 

상식은 보편이지 절대가 아니다. 상식적이라는 것은 보편적이라는 것이지 절대적이라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무엇이 상식을 담보하는가. 내가 생각하니? 누군가 생각하니? 어떤 사람들이 생각하니?

 

결국에 그러고 싶은 자기다. 그렇다고 여기고 싶은 자신이다. 그리고 그런 몇 명이 모이면 서로가 서로를 증명하며 그것은 보편이 된다.

 

"이럴 것이다!"

 

아니 상식의 탈을 쓴 당위다.

 

"이래야 한다!"

 

내가 너와 다르고, 내가 또 그와 다르고, 그가 나와 다르고, 사람이란 모두 다른데. 같은 상황에 사람마다 다르게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또한 내가 그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고 아주 같을 수도 없다. 그러나 그런 전제는 깡그리 무시해 버리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문득 생각케 되는 정의로운 악플러의 정체다.

 

한 마디로 자기완결형 인간들이다.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고, 스스로 전제를 세우고, 스스로 세운 전제로써 근거로 삼고, 그 근거 위에 논리를 세우고, 그로부터 답을 내리고...

 

원래는 단순한 주관일 터인데. 당순히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일 터인데. 그런데 어느샌가 그것은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상식이 되어 버리고. 그에 따라 의심할 바 없이 단정이 지어지고.

 

"100% 확실하다."

 

세상에 100%를 장담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없다. 특히 남의 일이면. 더구나 추측에 의한 것이면.

 

그러나 그런 것까지 생각할 정도면 자기완결형이라 하지 않는다. 주관이 객관이 되고 절대가 되는. 그에 애한 한 치의 의심도 없는 사람이 자기완결형이 된다. 그들이 전혀 의심없이, 조금의 부끄러움이나 동요도 없이 인터넷이나 혹은 오프라인에서 그리 남에게 상처가 되는 정의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도대체가 남의 일에 대해 어찌 그리 잘 아는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어느새 그 허술한 근거들로 구체적인 사실을 구성해내더니 당사자들에 대한 단죄까지 한다.

 

더 재미있는 건 때로 어떤 추상적이면서 구체적인 개념에 대해서까지 멋대로 정의내리려 한다는 것이다.

 

"A는 B다."

 

물론 그것이 원래 어떤 뜻이었던가는 상관없다. 단지 그런 전제와 근거가 필요할 뿐이니까.

 

내가 항상 말하는 생각없는 한 유형일 것이다. 자기들 딴에는 꽤나 똑똑하다 생각할 테지만.

 

가장 상대하기 꺼려지는 부류들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벽이다. 콘트리트다.

 

아무튼 남의 사생활에 대해서까지 단정해 말할 수 있는 무모함이란. 가끔은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