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스포츠월드의 김용호 기자인가? - 네티즌과 기자의 사이...

까칠부 2010. 7. 30. 07:02

내 보다보다... 차피 네티즌이라는 게 그렇다. 그냥 개인이다. 할 일 없고 한심한 개인. 물론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하는 네티즌도 있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한 차원 다른 정보를 생산하고 전하는 네티즌도 있다. 하지만 대개는 비전문가들이고 그런 사소한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들일 수 없는 처지들이다. 그래서 대개 정보의 수용자 입장에서 판단한다.

 

"누가 이런 말을 했다더라..."

 

그건 네티즌이기에 갖는 어쩔 수 없는 속성이다. 생산자가 아닌 수용자이기에. 재가공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한계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는 다르다. 기자란 언론인이고 언론이란 정보를 생산하는 직업이다.

 

"이런 의견이 있다더라..."

 

같은 말을 하더라도 언론인이라면 최소한 생산자로서의 자각은 있어야 한다. 단순한 수용자나 전달자를 넘어서 그것이 과연 사실인가의 여부 정도는 스스로 확인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 타블로 학력위조 논란의 핵심이 무언가. 스탠포드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다니엘 선웅 리와 타블로가 동명이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미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학교관계자의 인증 다 나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명이인일 수 있으니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것 뿐이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

 

핵심이 그러하다면 타블로에 대한 의혹을 전달하는 기사를 쓰기 전에 먼저 스스로 나서서 과연 다니엘 선웅 리라고 하는 사람이 타블로 이외에도 스탠포드에 있었는가에 대해 확인하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자기가 직접 그 의혹에 대해 확인을 하고 의혹을 전해도 전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그것이 타블로에 대해 진실공개를 요구하는 내용의 기사라면 말이다.

 

도대체 기자라는 자각이 있는 것인지. 언론이 뭐하는 곳인지에 대한 생각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지. 기사를 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기자로서 기사를 쓴다는 것이, 기자의 이름으로 쓰여진 기사라는 게 어떤 가치를 갖는 것인가 알기나 하는 것인지. 한심하다 못해 불쌍하기까지 하다. 저런 것들도 언론이라고 언론의 자유를 위해 목숨걸고 싸웠던 이들이 떠올라서.

 

저따위 한심한 기사나 쓰는 기자나, 그 기사에 좋아라 리플을 달아대는 사람들이나, 거기다 그런 기사를 좋아라 낚시질 해모겠다고 메인에 올리는 포털이나,

 

하여튼 가장 어이가 없는 건,

 

"졸업장도 없냐? 공개하라!"

 

이걸 웃어야 해, 말아야 해?

 

"졸업증명서만이라도 공개해라!"

 

아무튼 기자라는 타이틀을 단 기사의 수준이 이 나라의 언론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입맛이 쓰다. 찌라시 찌라시 하지만 찌라시도 이런 식으로는 쓰여지지 않을 것 같다.

 

아침부터 실컷 웃었다. 이 나라가 - 아니 이 사회가 이렇다. 내가 다 병신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