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내가 걸그룹 기획사라면 청춘불패 놓치지 않는다...

까칠부 2009. 10. 31. 10:43

사실 그냥 예쁘기만 한 아이돌은 널렸다. 아이돌 전성시대라 하여튼 채널만 돌리면 채이는 게 아이돌이다. 그렇다면 과연 차별성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결국은 친근함이다.

 

청춘불패를 보고 있자면 참 예쁘지 않은 아이돌들이 나온다. 옷차림도 후줄그레하고, 일하느라 모양은 망가지고, 거기다 하는 일들은 왜 그리도 모양 빠지는 것들인지... 그렇다고 빵빵 터뜨려주기를 하나?

 

그러나 또 그렇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 구하라가 1회에서 그랬지? 삽질하는 남자가 멋있다고. 김태우도 그랬다. 삽질하는 여자가 섹시하다고.

 

인간이 인간에게 가장 매력을 느낄 때는 무언가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다. 특히 그 가운데 가장 직접적으로 와닿는 것이 몸으로 때우는 노동이다. 삽질이나 망치질, 낫질, 고추따고 은행줍고 등등등... 순수해 보인다. 진솔해 보인다. 그 순수함과 진솔함이 더욱 원초적인 매력이 되어 다가온다.

 

그냥 예쁘기만 한 아이돌이라 생각했다. 예쁘기만 한 아이돌들이 나와 말장난이나 하다 끝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참 열심히도 일하더라. 예쁘게만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진짜 열심히 일한다. 방송분량 생각지도 않고. 안 귀엽나? 어색하고 서툴기에 그 열심인 모습들이 더 예쁘고 귀엽다.

 

더구나 출연자 사이의 관계가 예쁘다. 나르샤에게 유독 친근한 현아나, 아무에게나 살갑게 다가서는 구하라, 촌장과 남희석, 김태우 등과의 관계도 그렇고... 어제는 김태우 매운 고추 한 번 먹여보겠다고 구하라와 한선화, 효민 등이 매운 고추를 맛있다며 씹어먹는 장면이 참 웃겼다. 하긴 그런 나이 또래니까.

 

물론 포장해서 예쁘게 보이는 아이돌도 필요하기는 하다. 그건 그것대로. 그런 한 편으로 아이돌이라기보다는 친근한 누이이며, 친구며, 조카 같은 아이돌도 필요한 것이다. 한선화의 무리수조차도 어쩐지 짠하면서도 귀엽게 보이는 것은 그래서.

 

아무튼 출연 아이돌들에게는 제법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아이돌이라는 허울을 벗고 보다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테니. 일 잘하고, 일 열심히 하고, 살갑고, 착하고, 친절하고, 물론 그것조차 꾸민 모습일 수 있겠지만 그러나 어차피 방송이라는 게 이미지다.

 

아무튼 구하라야 처음부터 호감이 있었다 해도 별로 비호감이었던 써니나 현아, 효민, 선화에 대한 이미지 상승은 확실히 방송 덕이라 할 수 있다. 나르샤는 딱 기대한 만큼.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이게 촬영분량이 일주일에 하루라는 거다. 이래서야 마을에 하나로 녹아들기에는 너무 시간이 부족하다. 시골생활이라는 게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철저히 이방인으로만 끝날 뿐인데, 하긴 아이돌에게 너무 많은 걸 바란달까? 그래도 마을 주민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토대로 무언가 기대하지 않았던 흐뭇함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돌들의 새로운 모습과 함께.

 

의외의 진지함이 오히려 아이돌들의 매력을 극대화시킨 - 시청율이야 어떨지 모르지만 최소한 아이돌들에게는 꽤 도움이 되었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아이돌 좋아하는 나로서는 좋았다. 예뻤고. 귀엽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