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늘의 인기가요와 강심장 디스를 보고 있으려니 문득 떠오르는 게 있다. 바로 얼마전 있었던 태연의 뮤직뱅크 비판이다. 가수들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음악을 할 수 있게 해 달라 했다가 얼마나 까였던가.
결국에 뭐냐면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차이다. 이하늘이야 이제 와서 새삼 이미지 관리할 것이 있기나 한가. 이하늘 - DJ DOC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런 이하늘의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리 사고를 치고 문제를 일으켜도 그들의 음악이 좋으니까. 그 음악과 일치된 그들의 삶에 대해서도 관용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돌이란 이미지다. 과거의 아이돌은 몰라도 상업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돌이란 대중의 욕구 위에 만들어진 인형들이다. 이미지라고 하는 텍스쳐로 치장된. 따라서 사람들은 아이돌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강요한다. 착하고 순종적이고 성실하고 소탈하고 솔직하고 순진하고...
태연이 유독 그렇게 욕을 들어먹은 이유가 그것이다. 요정이다. 그리 착하고 순수해야 할 인형들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사람의 흉내를 내어 자기 목소리를 낸다. 그저 순종적으로 따르기만 해야 할 인형이 자기 목소리를 내어 주장을 한다. 그것도 비판적으로.
까놓고 말해 태연이 한 말이 과연 이하늘이 한 말보다 수위가 셌는가. 태연이 이전 무대를 어떻게 했든 그것과는 별개로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그런 말을 했을 것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이 배제된 채 단지 그 태도만으로 태연의 비판은 묻혀버리고 말았다. 결국 아이돌이기에.
참 힘든 거다. 한국사회에서 아이돌로 살아가기란. 그러나 또 생각해 보면 그러자는 것이 아이돌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 기획사에서도 그리 오디션을 보고, 또 연습생을 선발해서는 트레이닝시키고, 막대한 자본과 노력을 기울여 그네들을 프로모션하는 것일 게다. 팬들 역시 그러한 아이돌로서의 모습을 기대하고 그네들의 그런 모습에 자신의 돈과 노력과 시간을 쏟아붓는 것일 테고.
아무튼 아이돌과 아티스트란,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라 하겠다. 아마 이하늘이 아닌 다른 누군가 이런 말을 했어도 반응은 비슷했으리라. 하지만 만일 아이돌이 이런 말을 했다면 반응은 달랐겠지. 특히 남자아이돌이 아닌 여자아이돌이었다면 더욱.
아이돌이기에 예능출연은 당연하다 여기면서도 가끔 그네들의 도전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게 민감하기에. 그렇게 예민한 존재이기에. 아무튼.
물론 그럼에도 이하늘도 욕을 먹기는 한다. 그동안 뿌려놓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걸 새삼 신경쓸 이하늘도 아닐 테지만. 아이돌과의 또 하나 차이라 하겠다. 어쨌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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