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불만이다. 단지 소수의 악의적인 의도에 넘어가 퍼뜨렸을 뿐인 사람들에게는 관용이라... 하지만 더 나쁜 것이 바로 그런 쪽일 텐데?
차라리 처음 그런 악의적인 이야기들을 퍼뜨린 당사자들에게는 그러고자 하는 의도라도 있었다. 나는 타블로가 싫다. 타블로를 끝장내버리고 싶다. 그런 만큼 이해하기도 쉽고 따라서 그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도 쉽다. 아마 그 가운데 상당수가 이번에 법적인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그에 부화뇌동한 인간들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 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누가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 퍼뜨리니 생각없이 받아들여 여기저기 퍼나르고, 그리고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일방적으로 앵무새처럼 비난을 퍼부어대고. 그리고는 저들에게 책임이 돌아가면 또 아무 생각없이 그들을 비난하겠지. 아니 다른 사안에서도 누군가 어떤 악의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끄집어내면 그에 휩쓸려 다른 누군가를 상처입히려 들 것이다.
대개 비슷한 인간들이다. 누군가에 상처가 될만한 이야기들을 애써 듣고 퍼와서는 일방적인 비난을 늘어놓는 인간들이란. 그들의 공통점은 지극히 생각없이 선량하다는 것. 그들의 선의란 다른 게 아니다. 악의를 끌어내리는 것이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악의라 생각하는 것을 끌어내려 시궁창에 쳐박아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귀를 기울인다. 그런 악의에 대해. 그것이 정당한가 아닌가에 대한 생각조차 없이.
내가 생각하는 인터넷에 기생하는 최악의 해충들이다. 벌레다. 이건 생각하는 뇌가 없으니 버러지들이다. 기분 나쁜가? 그동안 그들이 다른 사람들에 행한 행위들을 생각해 보라. 왓비컴즈 같은 놈이 행세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그런 버러지들 때문이다. 악플러들이 태연히 선의를 가장하고 정의를 내세우며 행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런 하잘 것 없는 버러지들 때문이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상처입고,
그럼에도 악의가 없기에 이런 경우에도 빠져나간다. 정작 그나마 악의로라도 자기 의지로써 노력을 기울이던 사람들은 처벌받고, 그저 생각없이 타인에 상처입히려던 사람들은 그 생각없음으로 아무 책임 없이 빠져나가고 만다. 과거 사람들이 죽어나갈 때도 그랬다. 처음 생산자는 비난받았지만 그것을 퍼뜨린 그 생각없는 버러지들은 태연히 얼굴을 바꾸고는 그 생산자를 비난하며 자신의 정의를 지켰다. 쓰레기들.
진정 처벌해야 하는 건 저들인다. 왜 법에는 생각없음죄가 없는 것일까. 무뇌충근절법은 왜 없는 것일까. 단지 생각없이 퍼날랐을 뿐이라. 생각없이 휩쓸렸을 뿐이라. 그것도 죄일 텐데도.
네티즌이 개티즌이라 불리는 이유가 이것이다. 생각없음. 같은 네티즌이라는 이유로, 인터넷상에 떠도는 이야기라는 것으로, 내가 생산한 것이 아니므로, 그리고 나의 정의를 충족시키므로,
"설마 네티즌이 틀린 이야기를 하겠느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이 잘못되었겠느냐?"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다."
결론은,
"남들 다 그러니까 옳겠지."
그래서 설사 그것이 잘못되었어도,
"쟤들이 잘못한 거니까."
차라리 강호순이나 유영철은 얼마 죽이지도 않는다. 아우슈비츠의 소장이던 회스는 참 성실한 사람이었다. 착했고, 부지런했고, 소심했다. 아우슈비츠의 독일군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가장 큰 해악이 생각없음. 스스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 선량함, 정의로움, 성실함, 도덕적인, 윤리적인, 그러나 생각이 없기에 책임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참 세상이란 이렇게 불합리하다. 빌어먹게도.
말하지만 왓비컴즈보다 더 한 쓰레기 버러지들이 바로 그에 부화뇌동한 생각없는 그것들이다. 이른바 네티즌. 까놓고 개티즌. 욕만 나온다. 저런 것들에게는 관용도 없다. 차라리 왓비컴즈를 관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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