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왜 꼭 모든 논란은 인신공격으로 마무리되는가.

까칠부 2010. 8. 4. 17:31

사실 전에도 한 말이다. 한국 사람은 그렇게 "누구인가"에 관심이 많다. 사실이 아니라 정황이고, 사실이 아니라 관계다. 무슨 말을 했는가, 어떤 행동을 했는가가 아니라 그 상황이고 그 당사자다.

 

따라서 논쟁이 벌어져도 항상 가장 먼저 따져묻는 것이 상대가 누구인가다. 누구이고,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일을 했고, 과거 행적이 어떠했는가. 어떤 말을 했고, 어떤 이유로 그런 말을 했고, 어떤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그런 말을 했는가 하는 건 전혀 상관없다. 당연히 결국에 논쟁이 이어지면 상대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판을 해야 하는데 그가 하는 말이며 행동에 관심이 없으니 관심 있는 그 개인에게로 비판이 가해질 밖에.

 

얼마전 이은미 때도 그랬다. 이은미의 가수로서의 일생이 아이돌을 비판하는 듯한 이은미의 한 마디로 인해 자칭 네티즌에 의해 부정당하고 말았다. 이번 김C 역시 마찬가지다. 10년 넘게 인디씬에서 음악을 해 온 음악인이 김연아보다도 못하단다. 그의 노래가, 그의 음악이 단 한 번 부대에 섰을 뿐인 운동선수만도 못하다 한다. 뿐만 아니라 과거의 말이며 행동까지 모조리 끄집어내서는 김C란 쓰레기다. 꼬투라 하나 잡히고 나면 그것이 한 인간을 단정하고 그를 단죄하는 근거가 된다.

 

더 웃기는 건 그런 것을 정당한 비판이라 여기는 어떤 시각들이다. 매우 보편적인 시각이다. 그의 출신이나, 그의 가족이나, 그의 지인이나, 그의 과거나, 혹은 지금이나, 지극히 주관적인 비난에 불과한데도 그것이 다수라는 이름 아래 보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며 절대시된다. 그래서 비판이다.

 

어이가 없는 것이다. 단지 김연아의 이름이 언급되었다는 이유로 저러고 있는 것이다. 단지 자기 아이돌에 대한 디스라 여겨진다는 이유로 저러고 있는 것이다. 아이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임진모도 가치없는 헛소리나 지껄이는 인사가 되어 버렸다. 그러면서 정작 비판 아닌 비판을 한다고 한 인간을 저리 매도하고 있으니.

 

차라리 주관적인 감정이라면 좋겠다. 그러면 인정한다. 내가 주관적으로, 개인적으로, 감정적으로 단지 이렇게 생각해서 이리 말한다. 이리 행동한다. 그러면 누가 뭐랄까. 그것이 객관과 보편의 탈을 쓰고 논리인 양 비판인 양 행세하니 그렇지.

 

김연아가 언급되어 기분 나쁜 건 알겠는데 그냥 언급된 정도다. 기껏해야 약간 냉소적으로 언급되었을 정도다. 그런다 자신들이 하고 있는 바는 어떠한가.

 

하여튼 늘 보는 모습들이다. 그 개인에게서, 그 과거로부터, 그 주위로부터, 그 지인으로부터, 그와 관련된 어떤 것들로부터. 원래 그러니 그런다. 아예 말이나 행동에 대해 원천적으로 부정하려 들고.

 

내가 네티즌을 앞세우는 어떤 부류들에 대해 항상 혐오의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그것이야 말로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므로. 말했듯 차라리 주관적이던가. 같잖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