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비호감이라는 이름의 어떤 오만...

까칠부 2010. 8. 10. 10:09

DJ DOC의 신곡 가운데 이런 가사가 있다.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대하고..."

 

아마 이 가사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이른바 네티즌 아닐까.

 

예를 들어 타블로의 경우도, 타진요가 저지른 실수와 잘못이 타브로에 비해 결코 적다 할 수 없다. 하지만 타진요의 경우는 그나마 성공한 몇 가지를 가지고 나머지 실수와 잘못을 덮는다. 반면 타블로의 경우는 확인되지도 않은 의혹만으로도 그동안의 모든 장점이나 잘한 것들까지 사라져 버린다.

 

참 쉽게 나오는 말이다.

 

"이래서 이 사람은 비호감이다!"

 

대개는 참 사소하다. 말 한 마디, 혹은 행동 하나, 과연 사람이 항상 살면서 일관될 수 있는가? 항상 자기 마음에만 들 수 있겠는가?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고, 하다 보면 관성으로 계속 해야 하고, 그렇게 사람이란 누구나 모순을 갖고 있고 부조리를 갖고 있다. 그들 자신도 그럴 터다. 내가 지켜봐 온 것이 있으니 분명하다.

 

하지만 용납을 못한다. 단지 자기에 거슬렀다는 이유로. 심지어 신중현 선생에 대해서마저 단지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에 불리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비웃고 조롱하던 것을 본 적이 있다. 이은미야 그에 비하면 하찮지. 김C는 어떨까?

 

만일 그들이 단지 연예인의 말 한 마디에 비호감이 되고 그의 음악적인 역량이나 성과들에 대해 깡그리 부정할 정도라면 먼저 자기부터 죽여야 할 것이다. 한강에서 뛰어내리거나 북한산에서 목 매달거나. 하지만 그러지 않지. 말했잖은가? 대중이란 특권이라고.

 

말하자면 그들은 판단하는 입장이다. 판결을 내리는 입장이다. 판사가 판결을 내릴 때 자기를 전제로 판결을 내리던가? 경찰이 자기를 수사하지는 않는다. 수사하더라도 다른 경찰이 수사한다.

 

어느샌가 대중이란 단지 판단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비판하는 입장에만 서 있게 되었다. 비판이 습관이 되어 버린 비평가처럼 그래서 그 작은 문제들을 참고 넘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의 평가를 받는 대상이란 말 그대로 대상일 테니까. 단지 평가받는. 판단되어지는.

 

그러니 일방적인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스스럼없이 비호감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제까지의 그의 모든 성과와 업적까지 부정해 버리고, 그의 역량이나 재능도 거부해 버리고, 과거에 있었던 시시콜콜한 일들마저 끄집어내 그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이유로 삼는다. 지금 당장에 생산되는 이슈들마저 그런 식으로 몰아 자신을 정당화한다.

 

증오라기에는... 혐오랄까? 증오는 어느 정도 두려움이 전제되는 감정이라면 혐오란 경멸에 이어지는 감정이다. 너무 하찮아서. 그런데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너무나 오만하니.

 

확실히 타블로가 타진요 카페회원 10만명을 모조리 고소해 버렸으면 좋으련만. 더불어 각 사이트에 기생하고 있는 잠재적 악플러와 그 동조자들도. 더 이상 대중이란 벼슬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타블로가 법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자체 가지고도 대중과 척을 지려 하느냐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정도면.

 

연예인공인론이란 바로 이를 위한 것이다. 마음놓고 판단하기 위해서. 마음놓고 평가하기 위해서. 안전한 곳에서 멋대로 재고 따지고 탓을 하기 위해서. 물론 나는 상관없다.

 

그래서 연예인에 대해서는 그리 엄격하고 자신에 대해서는 그리 관대하고. 여성에 대해 엄격한 반면 남성에게는 관대하고, 반대로 남성에게는 엄격하면서 여성에게는 관대하고, 아무리 팔은 안으로 굽는다지만. 아니 여성이나 남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연예인은 무슨 죄인가? 때로는 스포츠스타마저. 단지 널리 많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공인이라는 굴레가 씌워진 채 제멋대로들.

 

하찮달까? 사람이 하찮아 보이기는. 평소 하는 짓거리들을 알기에 더 하찮아 보인다. 그리 잘났는가?

 

이성이란 다른 사람은 의심하는 게 아니다. 자기 자신을 의심하는 거다. 항상. 그것조차 못하면 그건 이미 이성도 합리도 객관도 보편도 될 수 없다. 그리 절대시하는 자기의 정의가 아니다.

 

아침부터 더워지려 한다. 비도 오고 습도도 높은데. 이래저래 네티즌과는 맞지 않는 모양이다. 대중과도.

 

나도 대중이고 네티즌일 터이건만 그들이 그리 싫어서야. 한심할 따름이다. 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