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나르샤의 고백 - 8대 2의 법칙...

까칠부 2010. 8. 11. 21:10

아마 많이들 들어 알고 있을 테지만, 업계에 통하는 법칙으로 8대 2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뭐냐면 상위 20%가 80%의 이익을 가져간다는 뜻이다. 어쩔 수 없는 가치의 편중과 독점에 대한 것일 텐데,

 

이게 문화쪽으로 가면 더 심해진다. 예를 들어 A라는 일류 화가와 B라는 그보다 조금 못 미치는 화가가 있다. 사람드은 어떤 사람의 작품을 더 원하게 될까? 그런데 그 화가의 그림이 그리 많지 않아 모두가 구할 수 없게 된다면? 

 

공산품이야 그만큼 찍어내면 된다. 물론 브랜드가치를 중요시여기는 경우는 일부러 생산량 자체를 조절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팔리면 팔리는 만큼 찍어낸다. 그래서 8대 2의 법칙이 적용된다.

 

문화쪽은 반대다. 더 찍어낼 수 없기에 그 가치가 올라간다. 1류와 2류의 차이는 비할 수 없이 크다. 1류를 구할 수 없으니 2류를 구하는 것이지 2류가 좋아서 2류를 구하는 것이 아닌 때문이다. 그만큼 둘의 격차는 크고 고급문화로 갈수록 그 차이는 더 커진다. 그래서 얼마전 그림값 가지고 사기죄로 고소했을 때 무죄판결나기도 한 것 아닌가. 그림의 가치란 공산품처럼 단순계량이 불가능하며 즉시적이고 자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술가가 가난하다는 편견도 바로 그래서 나왔다. 생산량을 줄이고,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그것이 공산품에서는 가능하다. 그러나 예술이란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 손 볼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오로지 그것을 팔아 들어오는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데 그것이 항상 비용을 보전해주는 것은 아니니.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평생 쪽박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대중음악도 마찬가지다. 기왕에 콘서트가 두 개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수십만의 팬덤을 보유한 소녀시대라면 몇 만 석 규모의 콘서트장에서도 비싼 입장료를 받고 입장시킬테지만, 그보다 한참 못 미치는 시크릿이라면 콘서트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행사를 부르려 해도 일단 1류급을 먼저 생각해 놓고 여러가지로 맞지 않으면 그때 2류나 3류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단가도 낮아진다. 1류 이상에서는 경쟁이 붙지만 오히려 2류 이하에서는 음악인들이 스스로 경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결국 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건 1류나 되어서라고 할 수 있다.

 

대중음악 - 아니 연예계 전반이 갖는 화려함 뒤에 숨은 모순이다. 한때 걸그룹은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 아무래도 보이그룹에 비해 메이크업이나 의상에 들어가는 비용이 장난이 아닌 터라. 더구나 사생활 관리에도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들어가는 비용은 많은데 들어오는 비용이 적으면? 1류나 되면 보다 높은 페이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 이하에서는 때로 출혈까지 감수해야 한다. 이래저래 걸그룹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적자일 수밖에 없다.

 

브아걸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떴을까? 마니아가 아닌 대중이라면 역시 작년의 아브라카다브라일 것이다. 그 전에는 그저그런 인지도 있는 걸그룹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다. 더구나 행사는 팬이 찾는 곳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기다려 듣는 곳이다. 일단 초대가수의 이름값으로도 행사의 가치가 결정되는데 그런만큼 아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 것은 페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행사의 격을 높여줄 수 있는 일류가 아닌 이상 그저 구색맞추기이기 쉽다. 얼마일까는 역시 소속사 경리가 알겠지만. 

 

굳이 노예계약이 아니더라도 그런 걸그룹이 아마 적지 않을 것이라는 거다. 걸그룹만이 아니라 겉으로 보기만 화려하지 실속은 없는 아이돌이 상당할 것이다. 음반을 내면 빚이고, 활동을 하면 그게 적자인 가수도 또 적지 않을 것이다. 요즘은 집안이 어지간히 좋지 않으면 그래서 연예인도 못 한다.

 

나르샤의 고백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이유도 그것이다. 그리고 그에 달리는 철없는 리플들에 한숨을 내쉬고 만 이유이기도 하고. 연예인이라는 게 그렇게 보기만큼 좋은 일이 아니라는 거다. 당장에 보기에 인기가 있어 보여도 과연 그것이 그들의 수입과 얼마나 직접적으로 이어질까는... 결국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마니아가 아닌 팔짱끼고 한 걸음 물러서서 기다리고 있는 대중일 텐데.

 

참고로 내가 행사기획자라면 노래 잘 부르는 가수보다 사람들이 한 눈에 보고 알아볼 아이돌 부른다. 얼마나 노래 잘 부르는가는 행사장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 얼마나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좋아해주는가. 음악이 좋아서가 아니라 가수를 알고 노래를 들어 익숙해서. 콘서트와는 다르다.

 

아무튼 그 어떤 업계보다 독과점이 심한 곳이 문화쪽이다. 특히 연예계. 1류가 되느냐 2류에 머무느냐는 그 차이가 크다. 특급인가 1류인가도. 돈 벌려면 1류는 올라가야 한다. 눈물젖은 빵이야 조금 눅눅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