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와 로망포르노...

까칠부 2010. 8. 14. 00:41

아마 70년대던가? 일본에서 로망포르노라는 B급 에로영화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흥미롭게도 이 로망포르노의 감독 가운데는 상당히 문제의식을 가진 젊은 감독들이 많았다. 이유인 즉,

 

제작자 입장에서 로망포르노의 목적인 에로씬만 적당히 나와주면 나머지야 어쩌든 전혀 상관치 않았다는 것이다. 학생운동이 동력을 잃고 소멸한 가운데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상당수가 문화계로 들어오고 있었는데, 그들에게 그같은 로망포르노의 제작환경은 꽤나 반가운 것이었다. 의외로 괜찮은 영화가 많이 나온 것은 바로 그런 때문.

 

청춘불패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청춘불패가 아무리 망해봐야 아이돌 보려는 사람들이 있는 한 - 단지 아이돌 얼굴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 동안에는 최소한의 시청율은 절대 보장된다 할 수 있다. 실제 그동안 그리 최악의 회차에서도 청춘불패는 항상 최소한의 시청율을 지켜내고 있었다.

 

욕심이 생긴다. 이것 가지고 한 번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자. 욕이야 먹든 말든 기왕에 시청율이야 보장된 것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자. 예능국으로 왔으니 언제 스튜디오에서도 작업할 지 모르고 그때를 대비해서 한 번 연습이나 실컷 해보자.

 

도대체 이 뭐하는 플레이인가. 차라리 공포체험을 주제로 뭐라도 만들면 모르겠다. 일본만화 그런 것 있지 않은가. 편을 갈라 한 쪽은 놀래키는 역할을 맡고, 한 쪽은 그들이 준비한 코스를 통과하고. 어느 쪽이 더 놀라는가. 이건 뭐 무섭지도 않고. 우습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그냥 시끄럽기만 할 뿐이고.

 

그래서 또 떠오르는 것이 이사쿠. 이건 게임에서 지면 남는 장사로구나. 게임에서 지면 미션을 수행해야 하니 그만큼 분량이 나온다. 뭐 나름대로 너무 구하라에게 쏠린 현재의 방송분량을 조절해 보려는 목적일 텐데. 그런데 지연은 왜 나온 건가? 고사 홍보를 위해서?

 

아니구나. 공포라고 여름특집이라기보다는 고사 홍보다. 왜 뜬금없는 귀신체험인가 했다. 굳이 사람도 한 사람 많게 지연을 불러야 했던 이유가 그것 아니었을까.

 

굳이 아이돌 보겠다는 프로그램에 남자연예인 불러다 놓는 센스도 여전하고. 다행이라는 건 내가 할 일이 있어서 DMB 켜 놓고도 그리 프로그램에 집중을 않고 있더라는 것.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이런 프로그램에.

 

새삼 깨닫는 거지만 청춘불패 최악의 병풍은 제작진이다. 뭔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생각이나 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인지. 그래도 사람들은 청춘불패를 보겠다. 참 제대로 꽃놀이패다.

 

여아이돌 데려다 버라이어티나 만들겠다, 그 아이디어를 처음 냈던 것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이렇게 만들어도 여아이돌이니 사람들이 본다. 정말 대단하다. 정말.

 

다음주는 진짜 보지 말아야겠다. 이번주는 순전히 할 일이 있어 심심할까봐 켜 놓은 것인데. 다음주부터는 차라리 일드를 틀어놓고 봐야겠다. 생각하기도 싫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