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군대에 대한 이중성...

까칠부 2010. 8. 19. 23:13

나는 일단 병역이라는 것이 어떤 포상이나 특혜의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어디 대회에서 우승하고, 어디 대회에서 몇 강 가고, 그것과 병역이 뭔 상관인가?

 

더불어 만일 굳이 그런 이유로 병역면제를 줄 것이라면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로게이머라든가, 예술인이라든가, 연예인이라든가, 직장인은 어떨까? 얼마짜리 사업을 따내 국가경제에 도움을 주었다. 그러면 면제시켜주어야겠지.

 

아무튼 그래서 우습다는 거다. 월드컵에서 몇 강 갔으니 병역면제 주어야 한단다. 심지어 요즘 활약중인 메이저리거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병역면제가 안 되면 귀화하라. 그런데 연예인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 국적을 가지고 있어도 군대 가라.

 

그런데 이게 일관되다. 국가대항전이란 한 마디로 네셔널리즘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인간의 본연의 투쟁심이 국가라고 하는 정체성을 띄고 발현되는 국가대항전이야 말로 국가주의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군대란 바로 그러한 국가주의의 한 부분일 것이다.

 

구일본제국에서 굳이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문계 대학생들을 징집해 전쟁에 내보낸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쓸모가 있는가 없는가. 스포츠는 쓸모가 있다. 국가주의를 고취시켜주니까. 하긴 그래서 한류스타들에 대해서는 면제시켜주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마치 문화예술도 스포츠인 양. 마치 스포츠 경기에서 이기기라도 한 양 특정 연예인이, 특정 컨텐츠가 다른 나라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승리했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쓸모가 없다 여기니까.

 

"문화니 예술이니 하는 게 뭔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대중이 베풀어 먹고 산다는 소리가 나오는 거다. 별 가치도 없는 일을 하는데 대중님들께서 그들을 먹여살리고 있다고. 그들은 단지 대중에 그 이미지로써나 소비되는 존재에 불과하다고. 그러니 그리 병역에 대해 민감할 밖에. 정치인도 그런 것 없다.

 

참고로 현 야당 정치인 가운데 면제자가 적지 않다. 정치현실이 그랬던 텃에 어쩔 수 없이 면제된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런 것 따져묻지 않는다. 그리고 연예인에 대해서는 군대 안 간 이유를 따져묻지 않는다. 현역이 아니면 그것으로 이유불분 비난을 들어야 한다. 우습달까?

 

하여튼 뻑하면 군대, 군대... 내가 군대 갔다온 게 남들 앞에 스스대고, 남들 억압하고, 남들 비난하려 군대 간 게 아니라는 거다. 그것도 선별해서. 오로지 특정 개인들에게만. 더운 여름임을 더욱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