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를 보다 보면 흔히 보게 되는 장면이다. 지하의 허름한 라이브클럽. 그리고 그 무대에서 연주하는 무명밴드. 그리고 그에 열광하는 청년들.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곧잘 묘사된다. 하다못해 포르노에서도 나온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청년들이 라이브클럽을 찾고 그 음악에 열광하는 모습들이다.
뭐냐면 우리가 음악을 듣는다 할 때 떠올리는 모습들이다. 80년대, 90년대 청년들이 음악을 향유하는 모습들. 결국은 라디오였다.
아마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것이다. 한국 대중음악은 유난히 10대편향이 심했다. 이미 80년대 초반 조용필이 아이돌로 등극하면서 그 단초를 보이고 있었다. 왜? 어째서?
그놈의 입시지옥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것디 당연하게 여겨졌었다. 저녁 10시에 불이 꺼지면 그것은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는 증거였다. 새벽 2시 정도는 눈을 뜨고 공부에 매진하고 있어야 했었다. 그때 청년들을 지탱해 준 것이 바로 라디오였다.
KBS AM의 가위바위보, 그리고 MBC 당시 AM이던 별이 빛나는 밤에, 그리고 심야에는... 음... 나는 그닥 밤을 새는 체질이 아니었던 터라. 바로 직전 가위바위보 전에 듣던 방송을 기억한다. 아마 교통방송의 트로트였을 것이다. 나는 트로트를 무척 좋아한다. 그것도 오래된 트로트를.
아무튼 그렇게 밤늦게까지 공부에 매달려야 했던 청소년들은 자연스레 라디오를 벗삼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TV를 보며 공부를 할 수는 없다 보니. 라디오를 들으며 밤을 새고, 그런 가운데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이경규 별밤에 나와 깝치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한다. 이문세가 진행하던 별이 빛나던 밤애도. 가위바위보는 아마 이규석이 진행하고 있었던가?
음악이란 소통이다. 특히 락이란 공감이다. 라이브 무대를 통해 공감하는 것이 곧 락이다. 그런데 청년들은 라이브무대를 경험하기 전에 라디오로 그 음악부터 들었다. 라이브무대와는 상관없이 라디오를 통해 음악으로써, 그리고 음악적 양식으로써 음악드을 체험했다.
오히려 청년들이 본격적으로 라이브를 찾아 보기 시작한 것은 서태지 이후. HOT부터다. 너무 일렀달까? 락이란 라이브일텐데 라이브무대로 청년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여건이 무르익지 못했다. 오히려 락의 전성기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오로지 오디오로써만 락을 소비하는 대중이 더 먾앗다 할 것이다. 나도 그런 한 경우였다. 라이브무대보다는 라디오를 통해 들리던 오디오가 내가 경험한 락의 전부이니.
그렇다고 라이브를 보기에는 돈이 되는가? 시간이 되는가? 라이브를 직접 챙겨볼만한 여유가 그들에게는 있는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그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심야 라디오 청취시간 뿐이었다. 공부하는 짬짬이 라디오를 듣는 것이 전부였다. 한국락의 전성기에조차 그것은 예오가 아니었다.
묻는다. 락은 은 체화다. 락은 삶의 한 양식이다. 라이브르 찾고, 라이브를 듣고, 라이브를 통해 밴드와 공감할 때 락은 완성된다. 이미 화석이 되어 버린 음악만을 라디오르 통해 소비하는 대중이란 어떤 의미일까?
지금도 결국 라이브를 찾는 것은 팬들. 이른바 빠들. 대중은 그닥 라이브에 관심이 없다. 정작 같은 음악이더라도 라이브를 통해 듣는 음악과 오디오르 통해 듣는 음악과는 다를 텐데도.
결국 라이브무대가 생명이랄 락을 대신해 오디오와 혹은 비디오에 중점을 둔 음악인들이 주를 이룬 이유라 할 것이다. 라디오로 들을 수 있으면 좋고, TV로 볼 수 있으면 좋고.
그래서 김테원도 말하지.
"한국 음악은 가사야!"
"한국 음악은 발라드야!"
그러나 또 오해한 것이 라디오 시대와 인터넷시대는 다르다는 것. 그저 귀로 듣고 마는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마법소녀처럼 눈으로 보고 시각적으로 즐기는 음악이 중요해졌다. 오히려 라이브보다도 더.
아마 부활이 살라나자면 13집에서 참고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라디오도 TV도 아닌 인터넷이라는 실시간적고 상호적인 공간을 통해 대중들에 소비되는. 어떻게 그들에 보여질 것인가.
락을 비롯 왜 한국 대중음악에 있어 밴드음악은 이렇게나 항상 우울한가? 주류음악으 제외한 장르들은 항상 소외되어 외면당하는가? 대개는 방송보다는 라이브에 어울리기에. 한국인은 라이브보다는 방송에 더 익숙하기에. 그 결과라 할까? 밴드를 대신해 아이돌이 정작 라이브무대의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은. 아마도.
뭐 이것도 한 부분일 뿐이다. 한참을 더 늘어놓고서야 조금 정리가 될까? 이래저래 말들이 많다 보니. 한 마디로 사회적 여건이 달랐다. 문화란 사회적인 토대 - 즉 삶의 양식에 의해 결정되니.
락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락을 소비하는 대중과 관계가 있다 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소화하는가. 그러고 보면 예전 했던 말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지만. 아무튼.
다음엔 또 어떤 헛소리를 늘어놓을까 기대가 된다. 술에 취해 자판도 잘 안 쳐진다. 국순당 말걸리가 꽤 사람 취하게 하는구나. 쩝. 맥주보다는 결국 막걸리라.
참고로 이상의 내용들은 앞으로 한국 대중음악 - 아니 대중문화 전반에 대해 이야기할 근거라 할 수 있다. 어떻게 한국 대중문화는 이렇게 발전해 왔는가. 타당성은? 근데 내가 언제 이런 이야기들을 읽고 드었지?
그렇다는 것이다. 단지. 이후는 다음에 계속될 것이다. 아무튼.
'대중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라드라고 하는 장르(?) (0) | 2010.08.31 |
---|---|
카라 - 2Me (0) | 2010.08.31 |
초콜릿 - 다시 뭉친 베이비복스... (0) | 2010.08.23 |
레인보우 - A, 레인보우 자체의 문제일까? (0) | 2010.08.20 |
김흥국에 대한 기억... (0) | 2010.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