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라디오스타 - 조영남의 비밀...

까칠부 2010. 9. 2. 20:38

어려서 참 이해가 안 갔던 연예인 가운데 한 사람이 누구였냐면 조영남이었다. 아다시피 조영남은 히트곡이랄만한 게 없다. "화개장터"와 "도시여 안녕"이 고작. 그나마 80년대 후반 나온 노래들이다. 조영남이 방송 나와 설친 것은 벌써 그 전부터다. 어떻게?

 

나중에 알았다. 80년대 이전까지 그게 가능했다는 것을. 아직은 팝이 대세이던 시대였다. 방송보다는 밤무대 페이가 더 크던 시절이었다. 그 정점에는 미8군 무대가 있었다. 즉 굳이 가요인 자기노래가 아니어도 팝만 제대로 부를 수 있으면 얼마든지 명성도 얻고 돈을 벌 수 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조영남의 주종목도 바로 남의 노래 부르기였다.

 

그래서 지인 하나는 조영남을 보고 그리 말하곤 했었다.

 

"노래 망치는 인간이야!"

 

이유인 즉, 조영남은 무대에 설 때 단 한 번도 노래를 악보대로 부른 적이 없었다. 편곡을 했다. 박자를 바꾸고, 멜로디를 바꾸고, 심지어 가사까지 바꾸고. 물론 그만한 실력이 되었으니 그리 할 수 있었던 것일 테지만, 조영남 스스로도 언젠가 고백했었다.

 

"가요무대 나갔는데 선배님들이 혼을 내시더라. 노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처음 악보대로 정확하게 부르고 내려왔다던가?

 

아무튼 폭발적인 성량에 음색도 그만해서 그쪽에서는 명성이 상당했던 모양이다. 그리서 또 인적 교류도 상당했었고. 내가 기억하는 조영남 관련한 일화 하나가,

 

"밤무대서 혼자서 열심히 개그하고 있으면 가장 앞에 앉은 군복차림의 남자 하나가 미친 듯 웃어대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조영남이었다. 조영남은 아무나 웃긴다. 신인 개그맨들에 해주는 충고 가운데 하나였다."

 

누구의 회고였더라? 라디오스타에서도 그리 잘 웃고 있는데. 거의 조증일까? 인생 자체가 조증이라 또 그것이 민폐가 되기도 했지만.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의하자면 오지랖이다. 자기애일 테고. 넉살일 테고. 아마 이전부터도 꽤 재미있는 연예인으로 방송도 타고 했을 것이다. 다만 그로 인한 말과 행동의 경솔함이 또 이런저런 화도 불러일으켰고. 얼마전 일본 어쩌고 한 것으로 또 한 번 크게 치렀던 것처럼. 하지만 아마 평생 그건 못 고칠 거다. 여자버릇과 마찬가지로.

 

아무튼 참 신기한 사람이었다. 히트곡도 없이 가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별로 본 적도 없는 데 인기가수. 하기는 당시 노사연도 비슷한 포지션이었다. 만남으로 대박 터지기까지 노사연이란 개그맨과 가수의 중간. 그렇게도 활동이 가능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그나저나 나름 참 절묘하다는 것이 조영남과 DJ DOC를 한 대 묶어놓았다는 것. 일단 대선배 앞이니 함부로 하지도 못하고, 조영남에 계속 당하는 것이 있어 약자의 이미지에 귀여움을 더하고, 그런 것을 노린 것일까? 그 어떤 DJ DOC예능보다도 이미지가 한결 부드럽다.

 

그리고 역시 김구라와 신정환의 콤비는. 윤종신은 가요계 선배가 나오면 조금 몸을 사리는 경향이 있다. 역시 가수인 때문일 테지? 조영남을 저렇게까지 공격할 수 있는 것도 김구라와 신정활 뿐일 듯.

 

다음주를 기대하며. 다음주는 DJ DOC가 주가 될까?  재미있었다. 약간의 거슬림은 있었지만.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