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던대로 최신곡들을 한꺼번에 골라서 주루룩 듣고 있는데...
이게 너무 길다. 뭐 이리 긴가? 그래서 곡 길이를 보았다. 한 5분은 넘어가는 대곡이리라. 아이돌 음악이고 댄스음악이므로 결코 그럴 리 없음에도.
아니나 다를까. 3분.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가수다. 왜 작곡을 않느냐 물어봤었다.
"멜로디는 떠오르는 게 있는데 그것을 곡 하나 길이로 이어붙이는 게 힘들다."
원래 곡이란 프레이즈에서 시작된다. 아주 짧은 멜로디에서 시작해서 그것이 새끼를 치고 엮이며 하나의 곡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냥 잠시잠깐의 멜로디야 누가 못 만들까. 그게 안 되니 어려운 거지.
물론 그것이 안 될 경우도 방법은 있다. 예전 락밴드들이 잘 하던 것이다. 짧은 프레이즈를 반복하며 나머지 공간을 연주로 채우는 것이다. 이건 그래도 연주를 듣는 재미라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연주를 전자음이 대신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거의 초반 1분이면 음악은 다 들었다 보면 된다. 그 이후로 새로운 변화같은 건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떤 탁월함이 있는가. 아마 내가 옛날스타일인 모양이다. 짧게 반복되는 멜로디와 그 사이를 채우는 개성없는 사운드. 그나마 무대라도 보지 않으면. 내가 이걸 왜 음원으로 들을 생각을 했을까?
8분짜리, 10분짜리, 최소 5분 이상의 대곡을 들으면서도 그다지 지루한 것을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단 3분. 그래 어떤 것은 3분 30초더라. 결국 견디지 못하고 바로 넘겨버리고 말았는데.
아무튼 과연 어떻게 요즘 작곡가들은 그렇게 빨리 쉽게 많은 곡을 생산해낼 수 있는가를 알 수 있었던 것도 같고. 물론 그런 것도 대중음악이기는 할 테지만 말이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모르겠는데 아닐 때는 정말 쥐약이다. 무대를 볼 때만도 이렇게까지는 아니었는데.
정말 3분도 길다는 생각이다. 그나마 걸그룹이라도 아니면. 여럿이서 쪼개 부르기라도 않는다면.
그나저나 요즘 나온 음반 가운데 쇼기 것이 괜찮네. 나른한 느낌의 발라드인데 보컬의 목소리며 전반적인 악기의 구성과 연주가 듣는 즐거움을 준다.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을 때 들으면 좋을 듯. 조금 일찍 질리는 경향이 없지는 않지만 그거야 내가 요즘 빠른 비트를 사랑하는 때문일 테고. 일단 추천.
아무거라도 음악 틀어놓고 낮잠이나 자야겠다. 덥다. 얼마전 스피커 하나 새로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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