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바닐라루시 - 배다해의 발성에 대해서...

까칠부 2010. 9. 6. 00:15

전에도 아마 썼을 것이다. 어딘가 배다해의 목소리는 대중음악과 안 어울리는데가 있다. 아니 최소한 지금 상태로는 대중음악과 어울리지 않는다.

 

이유는 몰랐다. 어쩐지 귀에 거슬리더라는 것 뿐. 그러다가 어제 남자의 자격을 보고서야 비로소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정확히는 조금 전 클립동영상을 다시 보고서다.

 

아마 고전음악은 음악적 완성이 보다 중요한 목적인 모양이다. 고전음악을 달리 고정음악이라 하던가. 얼마나 그 음악이 의도하는 바를 충실히 완성해 가는가.

 

반면 대중음악은 소통이다. 내가 좋아서가 아니라 들려주는 것이 좋아서다. 내가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마음에 들어하며 들어주니까다. 대중과 소통하기에 대중음악이다.

 

그렇다면 들려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바로 거기서 위화감이 있었던 것이다. 자꾸 안으로 마는 느낌? 정작 대화를 하자는데 혼자서만 웅얼거리는 그런 느낌이었다. 따로 노는 듯한.

 

아무래도 대중음악은 타점이 앞에 있다. 노래를 부를때 조금 더 입쪽으로 밀어 부른다. 그리고 성악은 상대적으로 당겨 부른다. 아마 여기서도 차이가 있지 않겠는가.

 

결론은 정말 좋은 기회였다는 것이다. 뮤지컬도 상업적인 만큼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장르다. 뮤지컬의 음악은 음악적인 완성도를 위한 것이 아닌 극의 일부로써 대중에 대사를 들려주기 위한 수단이다. 소통이 보다 중요하고 박칼린의 말처럼 전달력이 중요하다. 배다해에게 부족한 부분이다.

 

아마 제대로 배웠다면, 그래서 문제점을 알고 고치려 노력한다면, 바닐라루시의 다음 앨범은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나머지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음악은 좋다. 연주도 훌륭하다. 그러나 어딘가 소통을 거부하는 듯한 느낌이... 그게 내가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일까?

 

기본적으로 연주가 되니까. 노래도 된다. 다만 대중음악으로서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이 빠져 있지 않았는가. 물론 문외한의 겉넘는 참견에 불과할 테지만 말이다. 바닐라루시 음악을 들으면서도 뭔가 계속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것이 무언가?

 

아무튼 기회다. 야단 좀 맞았다고 뭐라고들 하는데 그 정도 야단은 돈을 내고서도 맞는 것이다. 배다해가 남자의 자격 출연해서 얻은 가장 큰 댓가가 아닐가. 출연료도, 어느새 화제의 중심에 선 것도, 늘어난 팬도 아닌, 오랜만에 진심으로 혼날 수 있었던 계기가. 그로부터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삼는다면.

 

대단한 박칼린 선생님이라 하겠다. 소름이 오싹오싹 돋았다. 바닐라루시의 다음 앨범을 기대해 본다. 눈물만큼이나 더 훌륭해진 앨범이기를. 기대되는 팀이기도 하다. 가능성은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