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신이라 하고 싶은데 내가 요즘 너무 착해지는 바람에... 도대체 이 뭔가?
그동안 감 없어 자기 욕먹였다고 대놓고 소리 물먹이자는 건가?
내가 원래 예능 자막 같은 것 잘 안 본다. 어지간한 경우 자막 보면 오히려 재미가 더 떨어지는 탓에. 아주 손발이 다 오그라든다. 왜 시청자가 판단할 영역까지 제작진이 개입하려 드는가?
하지만 이건 그 정도가 아니다. 오죽하면 자막은 스킵하려다가 결국 걸려들고 말았다. 이 뭔가? 마치 소리의 예능감에 대해 선배들도 인정해주었으니 당신들도 인정하라는 듯한 이 자막은.
완전히 뻘추측이지만 PD도 어지간히 속 좁은 것 같다. 소리 뽑은 거며, 소리 그동안 활약 못 한 거며, 하지만 이것 가지고 뭘 하게? 한 번 웃기고 마나? 한 번 분량 만들고 마는 건가? 그리고 정작 그만한 웃음을 얻지 못했을 때 자막으로 인한 역효과는? 나부터가 이후 소리가 그리 좋게만 보이지 않는데.
그렇게 웃긴 장면도 아니었다. 희한한 짓거리 하는구나. 그냥 짧게 웃고 끝날 수 있는 - 소리란 이런 캐릭터구나 조금은 알릴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오버스런 자막은. 그나마도 깨 버리지 않는가.
소리를 띄우려는 건지, 아니면 소리를 물먹이려는 것인지... 이래서 과연 시청자들이 소리를 좋아라 보게 될까? 그런다고 시청자들이 느닷없이 소리의 예능감을 인정해주게 될까?
신인다운 오버가 괜찮다. 어색해서 통편집되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띄우기는. 차라리 안티만들기도 아니고 이런 것이 소리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그리고 청춘불패에는?
감 없는 PD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감이 없을까? 정말이지 어이가 없어서는...
하지만 그런데로 분량 자체는 잘 나왔다. 빅토리아는 확실히 개인기도 좋고 리액션도 좋은데 그것을 이어가는 능력이 떨어진다. 한국어의 문제일까? 구하라와 같이 어느 할머니 댁을 방문하면서 한 일이란 리액션. 그동안도 거의 빅토리아의 분량은 혼자서 말하고 개인기하는 것. 그것도 잘 살리면 재미있기는 하지만...
구하라는 확실히 애교가 있고 넉살이 좋다. 할머니와 같이 살았어서인지 잘 어울리고 이야기도 잘 풀어가고 있다. 고추를 얻어먹고, 밥을 얻어먹고, 설겆이도 해주고, 마지막에 함께 끌어안고, 손키스도 나누고...
주연과 김신영은 제대로 콤비가 된 것 같다. 잘 어울린다. 일 잘 하는 김신영과 짐덩이 이주연. 김신영과 이주연의 티격태격이 소소한 웃음이 있다. 확실히 이런 연기를 뻔뻔하게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새로 들어온 멤버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처음부터 이랬다면 청춘불패의 분위기... 아, 그런게 남아 있던가?
뭘 하든 일단 일을 하면서 분량을 뽑아내니까. 그래도 개인기로 웃기려는 시도가 없잖아 있기는 했지만 그런 정도야 그냥 스킵해준다. 이거 참 편하다. 본방이 아니니 스킵하면서 짜증나는 건 제끼고. 그럭저럭 맥을 끊지는 않았다는 것이 송은이와 김영철의 내공을 말해준다.
김영철의 역할이 좋았다. 확실히 알아서 사건을 만든다. 사건을 만들면서 자기가 중심에 서기 보다는 주위를 띄워주는 게 있다. 전형적인 못난이 캐릭터다. 못난이라고 못나서 못난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못남으로써 주위를 띄워주는 그런 역할이다. 처음 소리와 나르샤와 어울리고, 이어 구하라와 어울리고, 다만 자칫 비호감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약간 넘친다는 것. 하긴 김영철의 개그는 오버에 맛이 있다.
송은이는 너무 안정적이었고. 크게 재미도 없고, 크게 눈에 띄는 것도 없고. 무언가 이야기를 만들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은가? 김영철의 뻔뻔스러울 정도의 넉살에 비하면 약했다.
아무튼 그래봐야 한선화의 예전 굴욕사진에, 빅토리아의 또 한 번 발습녀에... 하여튼 어떻게 해도 청춘불패는 어디 가지 않는달까? 청춘불패를 보다 보면 리얼버라이어티에 대한 개념이 헷갈려져서.
어쨌거나 일단은 고추를 따고, 말리고, 그리고 복숭아를 따고, 선별하고... 이전 일하며 웃긴다는 청춘불패의 본모습으로 돌아갔다는 것이 나름 마음에 들기는 했다. PD가 아주 정신을 놓지는 않았구나.
하지만 그래도 저놈의 어처구니 없는 자막센스에 대해서는 정말... 소리의 하차를 예언해봐야 할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따위 자막을 넣은 것인지. 아직도 저 장면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프로그램 점수 6점, 자막 점수 -4점, 그래서 2점. 대단한 제작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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