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나가봐야겠어서 자세히는 쓰지 못하겠다. 그리고 솔직히 한 번 더 보고서 제대로 쓰고 싶은 마음도 있다. 좋은 말도 많았고, 좋은 장면도 많았고...
늘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는 이번주로 끝내야 하지 않았을까. 그놈의 스포일러가 문제다. 결과를 알고 나미 결과를 한 시라도 빨리 보고 싶어진다. 그 과정이 지루하고.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아니었을까. 드라마라는 게 그렇다. 결국 요약하면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결국은 행복하게 살더라. 그러나 어떻게?
그 과정의 디테일함이. 최성원과 신보라와 그리고 이슬과... 왜 사람들이 이슬에 관심을 갖는가 했더니 참 귀여운 아가씨다. 지난주 부산사투리도 그렇더니만 개미를 잡아 던지는 장면이. 뮤지컬 공연이 끝나고 당번이라 청소를 하는 모습과, 연습 도중 당당하게 실수를 하는 모습과, 그렇게 최성원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했다. 그저 웃기는 개그맨 신보라의 개그맨으로써의 치열한 삶은 또한 당당하고 멋졌다.
아, 서인국도 있었구나. 프로 가수. 하지만 합창을 너무나 좋아하는. 그래. 그런 사람들이 합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종합격투기챔피언과 아나운서와 가장 키작은 개그맨과 가장 키 큰 개그맨과 아저씨와 가수와 배우와...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하모니.
반전이 있어 - 사실 스포일러로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 원래 솔로였던 배다해가 화음으로 밀려나고 그 자리를 선우가 대신하고. 배다해와 선우의 솔로 경쟁은 남자의 자격의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였을 터다.
디테일함이 없이 그저 무대에 서서 노래만 부르는 것이면 솔로라도 상관없다. 대충 연습하고 무대 위에서 자신의 노래를 부를 것이면 왜 굳이 하모니여야 할까? 밴드편에서 그렇게 반복해 나온 노래임에도 남격밴드가 들려준 "사랑해서 사랑해서"에 감동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과정들을 거쳤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따로인 것들이, 마침내 하나로 녹아드는 모습들을.
어색해하고, 불편해하고, 서툴고, 실수투성이고, 자신도 없고, 하지만 하나하나... 굳이 잘 할 필요가 무엇인가. 이경규 혼자 부르는 것도 아니고 김국진 혼자 부르는 것도 아니다. 배다해며 선우가 혼자서 부르는 것도 아니다. 하나가 되면 못 부르는 노래도 그렇게 멋스러워진다. 그게 하모니일 터다.
MT를 갔으면 이랬을 것이다. 모여서 연습을 하다 보면 이럴 것이다. 밥차에서 밥을 먹는 건 처음이라. 다이어트는 내일 시작하는 거라고. 밥 안 나온다며 실망한 표정들에. 그 작은 표정 하나하나. 작은 동작 하나하나. 박칼린이 돌아서며 땀을 훔치는 순간은 포착한 카메라는 그래서 그 디테일을 더해준다.
결과를 보자면 지루할 테지만 그러나 그 과정이 참 맛깔스럽지 않은가. 박칼린이 말한 것처럼 우승을 하기 위해 거제도로 가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결과를 내기 위해 합창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다. 미션의 제목은 하모니. 합창대회 입상이 아니다. 그리고 박칼린은 말했다.
"이미 8일 전에 미션은 완료되었습니다."
혼자서 아무리 연습을 했어도 모두가 함께 노력했는데 거기에 남자의 자격 멤버라고 끼어드는 것은 실례라는 이정진. 그래도 1년 넘게 함께 해온 프로그램으로써 함께 참가하고픈 마음이 없지는 않았을 터임에도. 그것이 자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바로 그런 과정까지도 바로 합창이고 하모니인 것이다. 그것이 이번 미션의 주제다. 합창대회는 단지 결과. 그리고 역시 그 과정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디테일함. 자연스러움. 그리고 왁자함. 남자들도, 그리고 여자들도, 이렇게 보이고 나면 이렇게나 시끄럽다. 시끄럽고 소란스럽고 유쾌하고. 아름답다.
나머지는 나갔다 돌아와서. 나갔다 와서 한 번 더 보고서 그리고 천천히 정리하고 써보려 한다. 앞으로 남자의 자격은 그래야겠다. 정말 즐거운 - 15분이 늘어나 더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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