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분위기가 좋았다. 한복 패션쇼 할 때까지는. 이래서 영웅호걸이로구나.
왜 유인나가 커피인가도 알았고. 홍수아가 의외로 미인이구나 하는 것도 알았고. 특히 서인영이 이렇게 예뻤던가? 과정이야 어쨌든 결과적으로 예쁘니까.
가장 한복이 잘 어울렸던 것은 또 의외로 박가희. 예전이라면 이진이 참 한복과 어울리는 외모였는데. 서인영이 또 뜻밖이었고, 아이유는 예상대로 동글동글하니 인형같았다. 니콜은 한국문화나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것치고는 제법 태가 났다. 그 밖에는? 글쎄... 어쨌거나 좋은 얘기만 하자.
아무튼 그렇게 눈호강을 하면서 지나려는데 느닷없이 나오는,
"6개월 남았다!"
알고 보니 인기순위 하위권이면 잘려나갈 수도 있단다. 인기가 떨어지는 멤버를 내보내고 다른 멤버로 2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서바이벌인가? 한 마디로 여기서 떨려나가면 인기도 없는 쩌리라는 소리인데...
독하다. 진짜 케이블 말고 이렇게 - 아니 케이블에서도 이렇게 오디션도 아닌 현역 연예인을 두고 인기검증을 해서 떨어내는 예능프로가 있었던가?
더 이상 그저 유쾌하게만 지켜볼 수 없었다. 이러다 이 가운데 몇 명은 다시는 못 보게 될 것 아닌가. 그 멤버가 내가 좋아하는 멤버라면? 그 사이 그 멤버에 정이 들었다면? 인기순위야 하위권이더라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가운데 호감을 갖게 될 멤버도 있을 텐데.
출연자도 긴장이 되겠지만 보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멤버를 차별없이 좋아하기에는 그러다 보면 정작 좋아하는 멤버가 떨려나갈 수 있으니까. 6개월이면 아직 먼 이야기지만서도 그렇다고 과연 프로그램에, 그리고 멤버들이 그만큼 이입을 하고 호감을 가질 수 있을까? 가만 있으면 호감을 갖게 될 수도 있지만 당장에 좋아하는 멤버가 있다면 일방적으로 그만을 응원하게 되기 쉽다.
경쟁으로 긴장을 높일수는 있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유지하는 목적으로서는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니지 않은가. 그동안 멤버교체 잘못해서 망한 프로그램이 적지 않고 보면. 기존의 멤버 가운데 아무리 역할이 미미하다고 떨구어냈을 때 그 리스크는 그리 작지 않다.
그래서일까? 아이유와 나르샤가 드라마 재현하는데 머리로 징을 쳤다. 이게 꽤 아프다. 그냥 웃자고 하는 것이지만 꽤 가학적인 장면이다. 그런데 아예 대놓고 인기 낮으면 바꿔버리겠다. 출연자를 소모품취급하는 것인가. 그래서 더 불쾌해지고. 잘나가는 팀과 못나가는 팀을 나누는 과정에서의 엉덩이침도.
하지만 그럼에도 출연자들은 잘 해 주고 있지 않은가. 예능천재라 아예 자막을 달아버린 천연 유인나라든가, 하라면 한다는 도마뱀 홍수아 - 왜 도마뱀인가는 주위에 물어보도록. - 아이유는 귀여우니 되었고, 이진은 뜻밖에 아무렇게나 터지는 리액션 캐릭터로, 압권은 역시 상황을 주도하는 서인영. 보면서 느낀 것은 참 서인영이 성격도 좋구나. 코가 조금 이상해서 그렇지 성격이 좋아서 그런지 상당히 인상이 좋게 보인다. 과연 그런 짓궂은 장난에도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웃는 모습을 보일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지난주 스탭이 참가한 인기투표에서 서인영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을 이해할 것 같다.
아직 니콜의 위치가 애매한 것 같기는 하지만 어차피 니콜이나 지연이나 아이유나 예능감 보자고 뽑은 멤버는 아닐 터다. 때때로 보여주는 웃는 얼굴이나 귀여운 표정 매력적인 모습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일단 시작부분에서 눈은 즐거웠다. 다만 이 가운데 누군가 떨려나간다는 것은... 그것이 6개월 뒤더라도.
드라마 재현에 대해서는 원래는 그냥 건너뛰려 했었다. 나는 그런 식의 콩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작가가 게임시나리오를 써 본 것일까? 드라마 재현이라면서 그것을 게임으로 만들어 버렸다. 어설픈 연기력으로도 무리가 없도록. 손발 오그라드는 무리수가 없도록. 약간은 어색하고 그다지 개연성이 없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구성은 재미있지 않은가. 게임을 해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재미는 있지만 과연 이 프로그램을 앞으로도 계속 보아야 하는가. 언젠가 이 가운데 몇 명은 떨어져 나갈텐데. 멤버 전원에게 정을 준다는게 무리임이 이미 예고되고 있을 텐데. 그런 건 내가 예능을 즐기는 방식이 아니라. 나는 한두사람이 아닌 전부를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전부를 좋아하고자 한다.
재미있게 보고서도 입맛이 썼다. 재미있게 보았음에도 과연 더 이상 이 프로그램을 봐야 하는가 싶었던. 출연자들은 여전히 매력적이었지만 그래서 더 혼란이 온다. 제작진의 무리수이기를. 아무튼 내가 즐기는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보고서도 이렇게 찝찝하기도 청춘불패 이후 두 번째다. 아쉽다.
'예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춘불패 - 빅토리아와 소리... (0) | 2010.09.14 |
---|---|
런닝맨 - 문득 몸으로 깨닫고 마는 가학성... (0) | 2010.09.13 |
뜨거운 형제들 -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 (0) | 2010.09.13 |
슈퍼스타K의 근본적 문제... (0) | 2010.09.12 |
무한도전 - 아니나 다를까랄까...? (0) | 2010.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