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뜨거운 형제들 -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

까칠부 2010. 9. 13. 00:01

순전히 아바타 나오지 않는다는 소리 때문에 봤다. 안 나오지는 않더만.

 

"육회만 먹여준다고 그래!"

"육회 내놓으라고 해!"

 

아무튼 과연 사건만 제대로 일어나도 이렇게 이야기가 만들어지는구나.

 

어차피 캐릭터는 이미 분명해진 터다. 관계도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다. 중요한 건 어떤 사건인가.

 

움직이는 집이란 얼마나 참신하고 색다른가. 출연자들도 아마 그런 상황은 예상을 못 했을 것이다. 화장실 한 번 갔다 오면 집이 어디론가 떠나 버리니. 음식을 사러 나가려 해도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가 일이다.

 

그 자체가 게임이 된다. 화장실을 향해, 혹은 음식준비를 위해, 집을 떠나고,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고, 거기에서 또 각자의 개성이 드러난다.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마치 각본이 짜여진 것처럼.

 

"짜장면 먹으려고 이 고생을 해야 해?"

 

역간의 거리와 시간까지 계산해가며 배달 가능한 중국집을 찾아 전화하는 그 노력이란. 그래서 마침내 문래역 근처에서 배달해주는 중국집을 찾아 접선해 배달받는다. 나중에 그릇 찾으로 왔을 때는 정말... 어딘지 진짜 한 번 배달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지하철에서.

 

그 긴장감. 움직이는 집이란 자체가 신기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이 새롭고,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개성들이 우스꽝스럽고, 정말이지 한참을 웃었다. 아바타보다는 이런 쪽이 뜨거운 형제들의 매력이 아닐까.

 

현실과 가상을 넘나든다. 그것이 반드시 아바타여야만 했을까. 아바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현실과 가상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처럼.

 

물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콩트코미디와의 접점을 보여주던 이전 에피소드들. 하지만 바로 움직이는 집이라는 사건을 매개로 다음주 벌어질 집쟁탈전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본방이야 남자의 자격을 보더라도 어떻게 볼만은 하지 않을까.

 

결국 원흉은 아바타였다. 아바타도 가끔이나 재미있지 그렇게 주구장창 울궈먹어서는. 역시 버라이어티든 뭐든 사건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무척 재미있었다.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떡볶이 먹고 싶다. 계란빵도. 부작용이다.

 

계란부침개나 만들어먹어야겠다. 막걸리에다. 젠장.

 

역시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요상하게 덥다. 미치겠다.

 

 

 

덧, 특히 뜨거운 형제들이 재미있었던 것이 그쪽 동네가 내 근거지다. 신도림에서 신림으로 이어지는 그 라인이. 역까지 걸어서 5분도 채 안 거리니.

 

익숙한 지형이 나와서 더욱 집중한 것도 있었다. 동네가 나오면 그것도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