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위에 대해 쓰면서도 항상 느끼는 아쉬움은, 과연 시나위의 음악을 어찌 정의할 수 있겠는가?
아예 처음부터 독재자로 부활의 음악 스타일을 스스로 정의했던 김태원과는 달리 시나위의 경우 신대철 이외의 비중이 결코 작지 않았다. 네임밸류만 보자면 신대철에 뒤지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베이시스트로 김영진과 달파란이 있었고, 드러머로 김민기가 있었고, 보컬로는 저 유명한 임재범과 김종서가, 더구나 5집 이후로는 앨범마다 신대철 이외의 다른 멤버의 곡들이 상당수 들어가 있었다. 정한종, 김바다, 신동현, 김경원 등등등...
4집 이후 메탈에서 5집부터 얼터너티브로 간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러나 멤버교체가 너무 잦다는 것이다. 그나마 가장 오래 함께 작업을 한 멤버가 드러머 신동현일 것이다. 5집부터 8집까지이니 5.5집까지 포함 넉 장 반을 함께 했다. 그 밖에는 가장 많이 한 것이 앨범 두 장.
김종서도 두 장, 김민기도 두 장, 정한종, 김경원, 모두 두 장씩. 아, 김바다는 미니앨범인 5.5집으로 데뷔했으니 두 장 반. 워낙에 그에 따라 음악적인 색깔도 많이 바뀌어서. 지금 남은 멤버들은 - 아직도 활동을 한다는 전제 아래 모두 9집을 위해 모인 멤버들. 과연 그 어디에 시나위라고 하는 정체성과 연속성이 있던가? 신대철 한 사람밖에는.
흔히 부활더러 김태원의 원맨밴드라 하지만 부활에도 2집부터 6집까지 함께 했던 베이시스트 정준교가 있었고, 7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서재혁과 6집과 9집 이후의 앨범에서 무려 5장의 앨범을 함께 했던 채제민, 보컬조차 이제는 앨범 세 장을 내고 다음 앨범을 준비중이다. 일단은 음악적 연속성은 갖추었다.
그런데 시나위는 그런 게 없다. 시나위 음악을 듣다가도 이것이 시나위 음악인가. 그래서 더욱 신대철이 부각되는지도. 신대철 말고는 시나위를 증명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그래서 또 고민이다. 시나위의 10집이 나오기를 바란다. 신대철의 신곡과 그의 기타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은 또 어떤 시나위의 음악인가. 그것은 또 어떤 시나위적인 음악을 담고 있겠는가. 물론 지금 함께 하는 멤버들이 시나위의 이름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시나위의 음악이겠지만.
가장 오래된 밴드라기에는 어딘가 어색한. 과연 시나위는 밴드인가. 단지 신대철의 다른 이름인가.
한국 밴드음악사의 어두운 단면이랄까? 어쩌면 10집이 계획조차 잡혀 있지 않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인지도.
아쉽고. 안타깝고. 기다려지는 한 편으로 시나위라 하는 것은...
하여튼 가장 우여곡절이 많았던 밴드라 하겠다. 가장 우여곡절이 많은 음악인이었고. 시나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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