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도 말했듯 잡초가 무성한 논이야 말로 청춘불패 그 자체라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다른 예능이었다면 사람을 부려서라도 그림을 만들었을 것이다. 아니면 출연자를 재촉해서라도 출연자가 직접 해결하는 그림을 그동안 내보내려 했거나.
정히 예능감 없고 재미가 없으면 대본이라는 방법도 있다. 영웅호걸은 그것을 훌륭히 사용해서 점차 재미를 키워가고 있다. 그놈의 인기서바이벌이 과연 어떻게 되려나가 문제지만. 패떴 역시 대본으로 한때 1박 2일을 위협하는 위치에까지 있었고.
무한도전이나 남자의 자격이었다면 논에 잡초 뽑고 물꼬 내고 하는 것으로 매번 분량을 만들려 했을 것이다. 농사일이라는 게 그런 것 아니던가. 먼저 논에 가서 논의 벼들을 살피고, 고추밭서 고추 자라는 것 보고, 다른 새로 할 일 있으면 그런 사이사이에 하고 하는 거다. 한 회 프로그램 안에서도 얼마든지 자연스런 변화를 줄 수 있다. 쓸데없이 게스트 부르고 매번 새로운 일을 벌이고 하지 않아도.
물론 MC가 문제겠지. 제대로 된 MC 없이 일하는 것으로 분량이 나올까? 그러면 MC를 데려다 쓰던가. MC가 안 되면 제작진이 상황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놀 수 있도록 해 주던가.
가만 방치해 두니 잡초가 오히려 벼를 넘어섰다. 저게 논이냐? 피밭이냐? 농사를 짓겠다면서도 논 하나 관리 않는 무성의가. 논 하나 제대로 관리 않으면서 이것저것 일반 벌이려는 욕심이. 그런 주제에 괜한 거창한 일만 벌려 이슈만 벌어들이려는 오만과 허세가. 그리고 부족한 감을 단지 외부의 도움을 통해서만 해결하려는 무책임과 나태가.
그런데도 정작 욕을 먹는 것은 소리. 주연. 혹은 다른 출연자들. 누가 욕을 먹어야 하는가는 분명할 텐데 말이다. 차라리 1박 2일이나 무한도전처럼 병풍 멤버라도 챙겨주려 애쓰는데 웃기지 못한다면 그래도 상관은 없겠지만 도대체 제작진이 한 게 뭔가? 청춘불패라는 판을 벌려 놓은 것?
시청율 5%대. 설마 이번에도 그놈의 콘크리트 시청율은 유지되겠거니. 하지만 화제조차 안 되고 있다. 하긴 그동안도 참 기적적으로 버텨온 것이지. 재미는 없는데 아이돌 보는 맛에 본다. 물론 아이돌들도 청춘불패라는 프로그램에 덕을 본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아이돌의 매력에만 기대고 마는 리얼버라이어티란.
보는 내내 저게 바로 청춘불패로구나. 그럼에도 진흙투성이가 되어 잡초를 뽑는 출연자들이 안쓰럽고. 그런 가운데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대견하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건 재미없다.
내가 예능 보다 제작진에 이렇게까지 화나 보기도 처음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것일까? 생각이란 걸 하기는 하는 것일까? 뇌는 있을까?
엄연히 새 멤버가 있고, 아직 새 멤버가 자리잡기도 전인데 떠나간 옛멤버를 떠올린다? 외친다?
이대로는 정말 답이 없다. 제작진 교체만이 답이다. 피디와 작가와. 이들이 진정 구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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