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레인보우 - 김재경의 예능...

까칠부 2010. 9. 24. 06:33

사람이라는 게 어딘가 빈틈이 보여야 매력이 있다. 어딘가 허술하고 어딘가 부족하고 그래서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음악이라는 것도 그렇다. 문학도 그렇다. 지나치게 정교한 그림이란 사진일 뿐이다. 감탄은 주어도 감동은 주지 못한다. 슈퍼스타K에서도 윤종신이 말한다. 악보대로 부르는 것이 잘하는 게 아니라고. 밀고 당기고 쥐었다 놓고 그런 부분에서 감정이 실리고 공감이 생긴다.

 

당장 같은 소속사의 구하라만 하더라도 그렇다. 만일 그녀가 작년 추석 달리기에서 넘어지지 않고 1위로 골인했다면 지금의 구하라가 있었을까? 한승연 역시 악착같음 뒤에는 "생계형"이라는 틈이 있었다. 열심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잘하지는 않는다.

 

지난주 꽃다발을 보면서 느낀 것이다. 참 열심히 한다. 그래서 무려 우승까지 했다. 그런데 정작 김재경이라는 개인에 대한 매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같이 고추냉이가 들어간 송편을 씹어 삼키면서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던 김재경에 비해 포미닛의 가윤이던가? 인상을 찌푸리며 억지로 겨우겨우 삼키는 쪽이 더 인상에 남았다. 씨름에서도 너무 열심이고 또 이겼기에 이겼겠거니...

 

그동안도 김재경 나온 예능을 보면 거의가 그랬다. 같은 섹시댄스를 추고서도 어째서 유이에 비해 김재경은 크게 화제가 되지 않는가. 유이에게는 의외성이 있다. 그리고 수줍음이 있다. 섹시댄스 이전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김재경은 이제 갓 이름을 얻어가는 걸그룹 출신임에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으니.

 

물론 그것도 재주기는 하다. 매우 고급스럽고, 만일 스타마케팅을 하려 한다면 김재경 쪽이 상품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능이다. 그리고 무명이고. 이름을 알려야 하고. 그런데 그렇게 야무지기만 하니 무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정작 최후의 승자는 김재경이었는데 오히려 그보다 훨씬 못했던 다른 걸그룹 멤버들이, 심지어 같은 레인보우에서도 다른 멤버들에 눈이 가는 것은 그래서다.

 

박규리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어쩌면 비슷한 과일 것이다. 박규리의 컨셉은 사실 매우 비호감이기 쉬운 컨셉이다. 누가 자기 아름답다며 잘났다며 말하는데 좋겠는가? 하지만 그녀는 아슬아슬한 선을 지키는 감각이 있다. 여신컨셉을 유지하면서도 그것이 비호감이 되지 않도록 적당히 틈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도하게 컨셉을 잡거나, 혹은 필요한 때 굴욕을 당해주거나. 어떤 부분에서 허술함을 보여주어야 하는가.

 

그렇다고 반드시 그렇게 망가지는 예능을 해야 하는가?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리더로써 예능에 나와 레인보우를 알리자면 그런 정도의 전략적인 선택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나 레인보우 멤버 가운데 김재경 이외에 예능으로 돋보일 멤버가 있다면 차라리 그 멤버를 전면에 내세우고 김재경은 리덜로써 고급화 이미지로 갈 필요가 있다. 외모도 그만하고, 몸매도 그만하고, 춤이며 노래도 그만하고. 그것은 기획사에서 관리할 문제지만 굳이 김재경의 예능이 지금과 같을 것이라면 예능에서 나가서 망가지기보다 다른 멤버들의 망가짐을 서포트하며 고급화로 나가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다. 김재경은 확실히 상품성이 있어 보이니.

 

예능이라는 게 말 잘 하고, 재주 많고... 그런 게 아니라는 거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자기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이 꾸민 것이든. 아니면 연기이든. 대중이 마음을 줄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의 매력을 포장해 전하는 것이다. 예능감이 아닌 매력인 이유다. 그것은 단지 예능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이다. 그것을 얻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부분일 것이다. 김재경 자신이나 소속사인 DSP나. 사실 소속사에서 보다 치밀하게 신경쓰고 관리해야 할 부분이다. 김재경이라는 개인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무언가. 김재경이 대중에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란 무엇인가. 무엇으로 대중에 다가갈 것인가. 예능감이라는 것도 그에 맞춰져야겠지만. 물론 그것은 자기의 본모습에 최대한 가까워야 할 테고.

 

지금까지의 모습으로는 실패라 할 수 있다. 도저히 말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이것저것 잘하고 근성도 있는데 정작 매력은 못 느끼겠다. 예쁘고 몸매 좋고 충분히 매력적인 외모임에도 그닥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기는 그렇다고 레인보우 다른 멤버들에 대해 아느냐? 안타깝게도 하나같이 내 타입들이 아니라. 그냥 DSP소속이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일 뿐. 더불어 이번 스윗튠의 A는 꽤 괜찮았다. 지난 일요일 쓰려 한 글을 겨우 오늘에서야 쓰게 된 것도 한 가지. 김재경 말고 예능에서 밀만한 멤버가 있는가?

 

아무튼 예능을 하려면 뭔가 전략을 바꿔야 할 테고, 김재경의 상품가치를 지키자면 멤버 가운데 예능에 능한 멤버를 뽑아 밀어줄 필요가 있겠다. 김재경은 리더로써 그것을 받쳐주면 족할 테지.

 

너무 잘하고 열심히 해도 문제가 되는 게 예능이라는 거다. 차라리 못나면 모르겠는데 잘나기까지 하고 보면. 늘 보면서 느껴오던 것이다. 이런 것들이 참 아쉽다. 안타깝다. 알아서 해결할 문제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