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사실 타진요만이 아니다. 타블로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도 그 소리 한다.
"캐나디언이라 싫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모멸감까지 느끼고 만 이유다. 단지 국적 때문에?
도대체 국적을 이유로 불쾌해하고 그를 증오하고 배제하려 드는 심리란 무엇일까?
그리고 또 다시 들려온 어이없는 뉴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이 동성애를 퍼뜨리고 AIDS를 퍼뜨린다.
무려 메이저에 속한다는 신문에 실린 광고다.
한 마디로 "동성애"와는 결코 공존할 수 없다.
같다. 국적에 대한 증오나, 성적소수자에 대한 증오나,
결국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겠다. 오로지 나와 같음만을 인정하겠다.
남자의 자격 합창편에서 다들 무엇을 보았을까? 그냥 노래 잘 하는 것? 배다해와 선우?
서두원이 있었고 조은설이 있었고 박은영이 있었고 고종석이 있었고 이윤석이 있었다.
모두 다르다. 그래서 하모니다. 맡은 영역이 다르고 할 수 있는 바도 다르고 모든 것이 다르다.
그 다름이 하나로 어우러질 때 하모니가 되는 것이다. 모두가 같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하모니가 된다.
윤학원씨가 인터뷰서 그랬더만. 합창을 통해서 민주주의적인 소양을 기를 수 있다 맞다. 민주주의란 또한 다름일 테니까. 서로 다른 사람들과 의견과 이해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민주주의일 테니까.
국적이 다르다? 혹은 출신이 다르다? 성적 취향이 다르다? 생각이 다르다? 생김이 다르다?
추성훈이며 이충성이며. 같은 핏줄이라 하다가도 그러나 끝내 다름을 나누고 차별하는 것은. 자기 좋으면 동포라 했다가 기분 나빠지면 외국인.
더 어이없는 것은 그런 것들이 전혀 아무런 부끄러움이나 문제의식 없이 행해진다는 것.
"나는 캐나디언이라 타블로가 싫다."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 박재범에 관심이 없다."
그게 말이 되는가?
더 어이없는 건 그런 사람들 중에 니콜의 팬이 있더라는 거다. 제시카의 팬도 있다. 외국국적이 아니라 외국인 아이돌 좋아하는 인간들이 그따위 소리를 하고 앉았다. 차라리 일관성이라도 있으면.
물론 안다. 어느 사회나 차별은 있다. 인간인 이상 차별이란 없을 수 없다. 하지만 과연 그것을 얼마나 당당히 떠들 수 있는가. 그에 대해 얼마나 당당할 수 있는가.
이놈의 사회는 차별을 하는 것도 당당하다. 차별을 하는 것도 정의롭다.
도대체 저 광고를 싫은 놈들이나 캐나디언이니 싫고, 미국인이니 싫다는 놈들이다. 그런 것들을 당당히 밝히는 그런 무리들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모르겠다.
아, 국적? 어떤 사람들은 국적보다 성적취향에서 더 동질성을 느낀다. 똑같은 것들. 누군가는 국적이 다르니 용납 못하겠고, 누구는 성적 정체성이 다르니 납득 못하겠고.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수준으로 누구를 욕하고 비판하는가? 하물며 외국인이라 증오를 당연시여기던 입으로 동성애를 옹호하는 그 수준이란. 자격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한국사회의 수준이란 것이다. 한국인의 수준이다. 내가 뼛속깊에 한국인을 경멸하는 이유다.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런 헛소리들을 당당히 내뱉을 수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이 용인된다는 것.
최소한 타진요의 경우에도 다른 건 모라도 "캐나디언"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제제가 가해졌어야 했다. 그러나 다른 건 다 비판하면서도 그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마는 그런 현실이라는 것이.
가끔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보다 부끄러운 것은 없다.
한심할 따름이다. 화도 안 난다. 이게 바로 수준이겠거니.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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