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오빠밴드 - 유현상, 김도균을 보다!

까칠부 2009. 7. 12. 20:46

순전히 오늘 오빠밴드를 본 것은 유현상과 김도균 때문이었다. 유현상 아저씨가 요즘 예능 나와서 꽤 웃겨주거든. 더구나 대한민국 3대기타리스트 - 그 가운데서도 매번 멤버가 바뀌는 가운데서도 항상 한 자리를 차지하는 1인 - 김도균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대단했고. 아니나 다를까...

 

확실히 김도균의 기타는 다른 신대철이나 김태원과는 다르다. 슬로우핸드에 멜로디컬한 연주가 강점이었던 김태원이나 기타가 갖는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며 음악 그 자체를 추구했던 신대철과는 달리 김도균은 철저히 기타 한 가지에 몰입했던 기타리스트였다. 오죽하면 그를 달리 부르기를 기타바보 - 좋게 말해 기타도인이라고까지 하겠는가?

 

그러나 시나위를 이끌고 있는 신대철이나 부활의 리더인 김태원과는 달리 백두산이 해체되고 아시아나까지 중도에 꺾이면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야인으로 보내야 했던 터라 - 물론 그 사이에도 국악과 락을 - 국악과 기타를 접붙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터라 그동안 거의 완전히 잊혀지다시피 했다. 나조차 불과 얼마전까지 - 김태원이 모습을 보이기까지 잊고 있었을 정도로.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출연분량이 한 10분? 그 정도나 되나? 그러나 그 존재감이란... 그토록 짧은 시간이건만 기타를 쥐고 난 그의 존재감이란 확실히 모두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외국 뮤직비디오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화려한 연주라니... 더구나 기타를 연주하는 것도 아니고 땅바닥에 내던지는 것만으로도 소리를 내다니. 간단한 것 같지만 그만큼 기타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불가능한 포쓰이리라. 정말이지 그것 하나 본 것만으로도 오빠밴드를 본 보람이 있다 할 정도.

 

물론 다른 부분도 재미있었다. 특히 유현상이 락밴드의 공연퍼포먼스를 가르치는 장면에서,

 

"작년까지는 됐거든?"

 

이거 세바퀴에서도 써먹더니만... 유행어인가?

 

"안 해봤다니까!"

"난 처자식도 있는 몸인데..."

 

약한 모습까지...

 

그러나 가끔 보여주는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메탈밴드로 불리웠던 백두산의 리더다운 퍼포먼스는 대단한 존재감이었다. 별 것 아닌 것 같이 보여도 김도균이 집어던진 기타의 줄을 끊으며 보이는 모습은 왜 당시 백두산에 그리 열광했는가를 보여주었고. 그러면서도 어이없이 망가지는 엉뚱한 모습까지...

 

솔직히 말하자면 오빠밴드 멤버가 누군지도 모른다. 이전까지 아예 보지도 않았다. 다음 건 좀 볼까? 글쎄... 그러나 어찌되었거나 오늘 유현상과 김도균이 나온 편은 최고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유현상과 김도균이었기에. 그래서 더욱 락밴드처럼 보였고. 원래 락밴드란 이런 것이라...

 

묻고 싶다. 오빠밴드를 즐겨보는 사람들에게. 원래 오빠밴드가 이 정도 퀄리티가 꾸준히 유지되는 프로그램이던가? 유독 유현상과 김도균이어서만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고? 아무튼 간만에 정말 재미있었다. 신나게 웃었다. 미친 듯. 좋았다.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