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리얼 버라이어티... 과연 리얼인가?

까칠부 2009. 7. 13. 07:16

언젠가 리얼 버라이어티의 대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웃었다. 작위라? 어이가 없어서...

 

당장 리얼 버라이어티에 대한 글이나 댓글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왜 그렇게 안 했느냐?"

"그렇게 해야지 왜 안 했느냐?"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잘라라!"

 

뭔 뜻일까?

 

한 마디로 입으로는 리얼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바라는 것은 리얼이 아니더라는 거다. 내가 바라는 리얼, 즉 내가 리얼이라 여기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연기를 바라는 거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할 수 없어도 해야 하고, 도저히 하지 못하겠어도 하는 시늉은 해야 하고,

 

그런데도 또 꼬투리만 잡히면 그 소리 나온다.

 

"짜고 하는 거다."

"대본이 있는 거다."

"연기다!"

 

리얼이라는 것이다.

 

물론 리얼에도 대본은 있을 것이다. 연기도 있을 것이고. 왜 아닐까? 당장 반응들이 저런데.

 

그러나 그럼에도 리얼이란 결국 리얼한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일 게다. 날것 그대로.

 

즉 잘하면 잘하는대로, 못하면 못하는대로, 모자르면 모자라대로,

 

잘하면 잘하는 모습에서 재미를 찾고, 못하면 못하는 데서 재미를 찾고, 모자르면 모자른대로 또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리얼 아니던가?

 

그러나 바라는 게 그게 아니다.

 

내가 바라는 것.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보기를 원하는 것.

 

그러면서 또 말하지.

 

"저건 리얼이 아냐!"

 

결론은 리얼한 전체주의랄까? 리얼하게 모두가 똑같은 모습을.

 

그러고 보면

 

"누구누구를 롤모델로 삼으라."

"누구누구를 벤치마크하라."

 

그런 글 많이 보이지. 결국은 같다.

 

"이건 싫고, 저건 좋으니까 전부다 저렇게 되어야 해!"

 

이건 뭐 어린애들도 아니고...

 

리얼을 바라는가, 아니면 리얼을 표방한 시트콤을 바라는가,

 

분명히 하자는 거다.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을 보고싶은지. 물론 제작진은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간만에 웃기는 하루였다. 정말 웃겼다. 뭐하자는 건지. 웃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