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리얼 버라이어티의 대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웃었다. 작위라? 어이가 없어서...
당장 리얼 버라이어티에 대한 글이나 댓글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왜 그렇게 안 했느냐?"
"그렇게 해야지 왜 안 했느냐?"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잘라라!"
뭔 뜻일까?
한 마디로 입으로는 리얼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바라는 것은 리얼이 아니더라는 거다. 내가 바라는 리얼, 즉 내가 리얼이라 여기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연기를 바라는 거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할 수 없어도 해야 하고, 도저히 하지 못하겠어도 하는 시늉은 해야 하고,
그런데도 또 꼬투리만 잡히면 그 소리 나온다.
"짜고 하는 거다."
"대본이 있는 거다."
"연기다!"
리얼이라는 것이다.
물론 리얼에도 대본은 있을 것이다. 연기도 있을 것이고. 왜 아닐까? 당장 반응들이 저런데.
그러나 그럼에도 리얼이란 결국 리얼한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일 게다. 날것 그대로.
즉 잘하면 잘하는대로, 못하면 못하는대로, 모자르면 모자라대로,
잘하면 잘하는 모습에서 재미를 찾고, 못하면 못하는 데서 재미를 찾고, 모자르면 모자른대로 또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리얼 아니던가?
그러나 바라는 게 그게 아니다.
내가 바라는 것.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보기를 원하는 것.
그러면서 또 말하지.
"저건 리얼이 아냐!"
결론은 리얼한 전체주의랄까? 리얼하게 모두가 똑같은 모습을.
그러고 보면
"누구누구를 롤모델로 삼으라."
"누구누구를 벤치마크하라."
그런 글 많이 보이지. 결국은 같다.
"이건 싫고, 저건 좋으니까 전부다 저렇게 되어야 해!"
이건 뭐 어린애들도 아니고...
리얼을 바라는가, 아니면 리얼을 표방한 시트콤을 바라는가,
분명히 하자는 거다.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을 보고싶은지. 물론 제작진은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간만에 웃기는 하루였다. 정말 웃겼다. 뭐하자는 건지.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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