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슈퍼스타K - 다름아닌 슈퍼"스타"K다!

까칠부 2010. 10. 2. 07:08

아마 슈퍼스타K에 대해 말이 나오는 것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의 차이일 것이다. 즉 슈퍼"스타"K. 바로 지금 데뷔할 수 있는 즉시전력감을 찾는 것이다. 바로 데뷔하여 대중에 어필할 수 있는. "스타"가 될 수 있는 재목들을. 그래서 시청자투표가 그리 비중이 높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김지수를 무척 높이 평가한다. 슈퍼스타K를 보면서 내내 눈에 들어왔던 것이 김지수와 존박, 그리고 강승윤이었다. 말하자면 아티스트와 스타와 아이돌의 관계랄까? 그동안 과제들이 확실히 김지수에게 불리한 것이 많았다. 그의 강점은 멜로디를 따라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리듬과 박자를 타며 부르는 노래에 있다. 지금까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그런 노래들.

 

하지만 진정한 스타라면 대중이 원하는 노래를 대중이 원하는 바에 맞춰 부를 수도 있어야 하는 법이다. 자기가 부르고 싶은 노래만 불러 잘 부르는 것은 아티스트다. 그런 사람은 자기 팬들과 공연장에서 만나야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무대란 어울리지 않는다. 스타란 불특정 다수에 대해서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이다. 아무리 자기 음악세계가 확고하고 그 역량이 뛰어나도 그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래서 또 중요한 것이 가수 개인의 매력일 것이다. 무대에서 보여지는 이를테면 아우라 같은 것들. 외모일수도 있고, 자기만의 독특한 분위기일수도 있고, 자기만이 갖는 어떤 드라마일 수도 있고. 어찌되었거나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무대를 장악하고 관객을 장악하고.

 

장재인더러 윤종신이 "좋은 가수가 될 것이다."라고 한 것은 어쩌면 그런 맥락일지 모르겠다. 좋은 가수란 반드시 훌륭한 스타를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로서는 장재인에게 과연 스타성이 있는가, 글쎄... 당장에 화제성은 되겠지만 데뷔하고서도 지금처럼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김지수도 마찬가지다. 그에게 어울리는 곳은 그의 음악을 찾아 듣고자 하는 이들이 있는 무대. 그에게 어울리는 모습은 대중적인 가요를 부르는 가수로서가 아니라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만들고 그로써 "팬"을 끌어들일 수 있는 그런 아티스트일 것이다. 그런 역량은 충분했고 그것을 이미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과연 스타로서는 결과가 말해주듯 부족하지 않았는가.

 

그에 비하면 존박은 가수로서도 뛰어나지만 외모는 물론 무대를 장악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무대에서의 존재감이 확실히 남다르다. 잘생겼고, 일단 학벌도 그러하니 드라마가 있고, 몸도 괜찮고, 목소리도 멋지다. 최소한 자기 장르 안에서 자기만의 개성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목소리다. 음역이 좁다는 것이 약점으로 여겨지지 않을 만큼 그에게는 확실히 스타로서의 가능성이 있다.

 

강승윤의 경우는 아무래도 음악적으로도 떨어지고, 무대에서의 아우라도 떨어지고, 그러나 사람들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라는 게 있다. 목소리 톤이며 무대에서의 표정이며 외모적인 것도 물론. 나중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아이돌적인 존재로서 대중에 다가가지 않을까? 노래실력과는 상관없이 인터넷 투표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윤종신의 평가가 그의 가치를 말해준다 할 것이다. 스타로서는 김지수보다 한 걸음 더 가깝다.

 

아무튼 슈퍼스타K는 노래자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요제도 아니다. 누가누가 노래를 잘하나. 누가누가 가능성이 있는가. 현승희가 떨어진 이유도 결국에 그 무대공포증이 문제가 될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김보경 역시 즉시전력감으로서 부족한 것이 있었고. TOP11이 모두 20대 이하라는 것도 그에 맞춰 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덧붙이자면 심사위원의 심사평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것. 가요순위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만 결국 그에 대한 평가란 그들 개인의 주관적 관점이다. 물론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들, 그들이 그동안 축적해 온 역량들이 반영된 보다 객관적인 심사평이기는 하겠지만, 그러나 어찌되었거나 그들 자신의 의견이며, 심사위원 각각의 점수도 모두 다르다. 그것을 듣는 대중의 입장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즉 여기서의 심사위원 점수나 심사평이란, 그리고 슈퍼스타K에서의 당락이란 슈퍼스타K라고 하는 특정한 대상에 있어서의 판단이고 평가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임진모가 뭐라 했다고 그 음악이 더 좋아지거나 싫어지지는 않는 것처럼. 전문적인 평가는 평가. 주관적인 호불호는 호불호. 그리고 전문적이라고 그것이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다. 슈퍼스타K의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고 그것이 그들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도, 그렇다고 그로 인해 슈퍼스타K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슈퍼스타K라 이렇다.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면 결국 다른 연예기획사에서 채갈 것이다. TOP11에 들지 못했어도 싱글을 들고 데뷔한 우은미처럼. 그리고 누군가는 일찌감치 떨어져나갔어도 더 큰 스타가 될 수 있었겠지. 1985년 강변가요제에서도 김종서와 이승철, 김태원이 예선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굳이 크게 신경쓸 필요가...

 

다만 한 가지 아쉽다면, 만일 슈퍼스타K의 심사가 일관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면 김지수가 오히려 마지막까지 남아 최종우승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죄다 패자부활을 거쳤다. 김지수만 아마 한 번도 중간에 탈락한 적 없고 모두가 한 번씩은 떨어졌을 것이다. 도대체가 패자부활전은 없다 해놓고서도 또 패자부활전으로 억지로 살려놓는 것은... 이리저리 흔들리느 심사기준이란 공정성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 결과에 대한 가치에 대해서도.

 

아무튼 하나같이 노래를 잘 하는 출전자들이었다. 그러니 TOP6까지 남을 수 있었던 것일 테지만. 이제 와서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 다만 누구에게 더 스타성이 있는가.

 

나는 존박에 건다. 그리고 강승윤. 장재인과 허각은 좋은 가수가 될 것 같다. 초심만 잃지 않으면 하나같이 좋은 음악을 들려줄 그런 사람들이다. 기대해 본다. 김지수 역시. 이건 단지 시작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