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아티스트와 아이돌의 차이...

까칠부 2010. 10. 6. 00:36

아티스트는 활동을 쉬는 공백에 다음 음악에 대해 고민한다.

 

아니 활동하는 동안에도 고민한다. 항상 고민한다. 어떤 음악이 좋은가? 어떤 음악을 만들 것인가? 어떤 음악을 들려줄 것인가? 아티스트의 음반은 바로 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아티스트라면 그 음반을 들으면서 아티스트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아이돌이란 활동을 쉬는 공백이란 예능 도는 시간이다. 쉬면서 시키는대로 써준 노래 연습하고, 짜준 안무 연습하고,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알리려 여기저기 예능에 얼굴 비추느라 정신이 없고. 음반도 음악활동도 모두 기획사가 결정한다. 그들의 음반과 무대를 보고 들어봐야 느낄 수 있는 것은 기획사의 선택 뿐. 그나마 작곡가나 프로듀서의 의도는 조금 읽힐까?

 

아무튼 그렇다 보니 아티스트는 음반 하나 내기가 그리 힘들다. 일 년에 한 장은 우습고 몇 년에 한 장도 아무렇지 않다. 데뷔 20년차인데도 나올 앨범이 10장 남짓. 그러나 아이돌의 경우는 데뷔 3년만에 정규 2장에 미니 세 장. 하여튼 음반 하나 냈구나 싶으면 얼마지 않아 새로 음반이 나온다. 정말 빠르다. 그나마 노래연습하고 녹음하고 안무연습하느라 걸리는 시간이 있어서겠지.

 

가끔은 생각한다. 내가 카라를 좋아하는 것인가. 스윗튠을 좋아하는 것인가? 아니면 DSP를 좋아하는 것인가? 확실히 무대에 있는 것은 카라지만 음반으로 듣는 것은 스윗튠과 아니면 DSP다. 과연 거기에 카라가 어디 있을까? 단지 노래를 불러서? 노래는 피처링하면서도 부른다.

 

아이돌에 대해 그 음악을 이야기하는 것은 얼마나 무의미한가. 음악성을 이야기하고 음악적 가치를 이야기하고. 아이돌을 탓할 것이 아니라 기획사와 작곡자, 프로듀서를 탓해야겠지. 브라운아이드걸스가 결국 아이돌로 분류되는 것도 아마 그래서. 역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음악에도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없다.

 

참 슬픈 시대라는 거다. 정작 음악이란 소통일 텐데 아티스트와 전혀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기획사를 거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 기획사의 의도에 맞춰 들려오는 작곡자의 의지들.

 

아이돌 음악을 듣다가 문득 허무해졌다. 앨범듣기의 부작용이다. 그냥 들어서 신난다면 끝날 텐데.

 

밴드음악이 더 좋아지는 이유다. 스스로 만들여 연주하는 그들의 이야기란 항상 들어도 즐거우므로. 이 친구들이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우울한 이야기다. 어쩔 수 없이 우울한 밤이다. 고양이도 도망가고. 이 놈 들어오기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