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써 놓고 나중에 생각나면 더 쓰면 되지 뭐. 원래 이 말을 하려고 했었다.
흔히 세계적으로도 록이 사양세에 있다고 한다. 더 이상 록은 주류장르가 아니라고.
하지만 마이클 잭슨의 앨범에도 록은 있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마돈나나.
얼마전 조성모도 록을 타이틀로 음반을 내놓았다. 이문세나 이소라, 이승철, 임재범...
카라의 음악을 들으면서도 록을 느꼈다. 하긴 일렉트로니카 자체가 록의 영향 아래 성립된 장르다.
일렉트로니카만일까? 록이 유행하기 전의 음악과 이후의 음악은 그 느낌부터가 다르다. 알앤비든 브루스든 하다못해 트로트까지. 록의 비트와 리듬이 곳곳에 배어들어가 있다.
즉 다시 말해 록은 사장된 것이 아니란 거다. 록은 오히려 더 대중화되고 보편화되었다. 일반 팝가수들도 록을 한다. 팝을 하면서도 록도 하고 알앤비도 한다. 블루스도 한다. 발라드도 부른다.
록은 더 이상 특별한 장르가 아니게 되었다. 단지 대중음악이었고, 대중음악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보편화되었다. 다른 장르의 음악의 영향을 받으면서 역시 다른 장르에 영향을 주며 그렇게 대중음악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기는 원래 사람들이 록이라 해서 들은 것이 아니었다. 그냥 팝이었다. 팝 가운데 록이 있었다. 팝을 들으면서 록을 들었다. 디스코를 듣고 블루스를 듣고 컨추리를 듣고 알앤비를 듣고 그리고 록도 듣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록이란 자체가 매우 특별한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록이 사장된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런 특별했던 장르 록이 화석화되어가고 있더란 것이다.
실제 록이 대중화되던 80년대 이후 록은 급격히 장르화된다. 보다 과격해지고 보다 격렬해지고 보다 화려해지고. 그런 반면 대중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팝록이 록마니아들로부터 무시당하던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70년대 말 한국대중음악은 록을 우리식으로 받아들여 트로트에 접목시켰다. 일명 로꾸뽕, 트로트고고다. 최백호의 "영일만친구"를 들어보면 사운드가 확실히 록이다. 흑인음악의 소울을 역시 트로트와 접목한 최헌이며.
이미 80년대에 이르면 윤수일과 조용필은 록을 가지고 훌륭히 대중음악에 안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분명 록이었지만 대중은 그들의 음악을 받아들였다. 여전히 아파트는 가장 널리 불려지는 노래고, 단발머리며 고추잠자리며 여행을 떠나요며 인구에 회자되는 국민가요들이다. 전영록도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90년대 초반 한국 대중음악의 지형을 바꿔놓은 서태지가 있었다. 서태지의 당시 음악은 메탈을 바탕에 두고 있었다. 이덕진이며 김종서며 신성우며 김경호며... 부활, 자우림, YB, 버즈, FT아일랜드 등등...
당장에 씨엔블루만 하더라도 이러니저러니해도 록을 하는 밴드다. 밴드컨셉 아이돌이다. 그들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록이 대중으로부터 과연 유리되었는가?
그보다는 보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대중음악으로서의 록과 더욱 엄밀해진 장르로서의 록이 유리되었다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록마니아들이 말하는 "정통 록"이라는 것일 게다.
"모던 록은 록도 아니다."
그러면 묻지.
"그러면 록이 대체 뭔데?"
즉 록이 쇠퇴했다기보다는 보다 대중적으로 보편화되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한 편으로 록의 장르적 엄밀함을 추구하는 이들로부터 그러한 대중화된 록이 분리되어 나갔다는 것이고. 록이 쇠퇴했다는 것은 그러한 마니아적 관점에서일뿐 여전히 세계대중음악에서 록은 중요한 한 장르로 남아 대중들에 들려지고 있다.
결국은 편견으로부터 비롯된 오해라 할 것이다. 원래부터가 록이 먼저가 아니었다. 팝이 먼저였다. 팝을 듣는 가운데 록을 들었다. 굳이 록이라는 장르를 한정해 들은 것이 아니라 팝 가운데 좋은 것이 록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것이 특별한 것이 되면서... 하긴 그러니 마니아라 하는 것일 테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나오는 말이 락커라는 말일 것이다. 아마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록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는다. 록을 한다는 그 자체로 어떤 특별한 가치가 부여된다. 록이란 특별한 음악이고 록에 종사하는 사람은 다른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과 차별된다. 문희준이 욕을 들어먹은 것도 그것이었다. 어찌 아이돌이 록을 하려는가. 록이란 그만큼 특별하고 록을 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갖는다. 같은 록을 해도 아이돌이며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들에게는 락커라 부르지 않는다.
단지 록이란 특별한 음악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보기에 록이란 대중으로부터 유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차피 그들이 보기에 대중화된 록이란 록이 아니니. 보편화된 록도 록이 아닐 테고. 대중적이라는 말이 힐난의 뜻으로 쓰인다. 과연 그러한 어떠한 엄밀함을 요구하는 마니아적인 입장에서 그들이 바라는 음악이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록은 쇠퇴했는가? 록이 대중으로부터 유리되어 있는가? 글쎄... 노래방에서 많이 불리워지는 노래 가운데 록은 또 얼마나 많은가? 일상에서 록은 얼마나 많이 불려지고 또 들려지는가? 그러나 그런 음악들이 과연 얼마나 록으로서 인정받고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물론 그럼에도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록은 밴드이며 라이브다. 밴드가 아닌 록은 록이 아니다. 밴드 안에서 생산되어야 하며 밴드에 의해 연주되어야 하며 라이브무대에서 연주되어야 한다.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서가 아닌 록의 본질을 이야기하자면. 그동안 그렇게 떠든 이유이기도 할 테고.
록은 대중음악이다. 오늘 내리는 결론이다. 대중음악으로서의 록은 전혀 쇠퇴하지도 대중으로부터 유리되지도 않았다. 보다 더 대중화되고 보다 더 보편화되었을 뿐이다. 대중음악으로서. 그런 것이다. 단지.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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