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어디선가 본 듯한 스타일이었다. 김윤아와도 닮았고 웨일과도 닮았고 양희은과도 닮았지만 그러나 무언가... 확실히 노래 부를 때 표정은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독특한 것은?
그러다 어제 무대를 보면서 떠올렸다.
"아, 윤복희를 닮았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미니스커트를 입었던 그 윤복희씨다. 계란세례까지 받았던 윤항기씨의 동생. 어린이 뮤지컬에도 꾸준히 출연하던 여장부. 참 파워풀하게 소울이 있는 무대매너의 소유자였다. 상당히 노래 부를 때의 표정이 내게는 거슬렸지만 그 노래의 힘은 진짜였다.
물론 한 순간에 받은 인상이라 실제 어떤가는 모른다. 꾸준히 지켜봐야겠지만 좋은 가수가 되리라는 것은 아마 그런 무대에서의 열정화 힘 때문이 아니었을까. 단순한 가수보다는 무대에 서고 자기 음악을 하는 음악인이 되었으면. 인기보다 부보다 음악적 완성과 팬과의 소통을 중요시여기는 그런 음악인이었으면.
허각은 말할 것도 없고, 존박은 정말 선곡이 지랄이었다. 그걸 어떻게 소화해 부르라는 것인가? 윤종신의 말처럼 그 노래는 노래 잘 부른다는 말 듣기 참 힘든 난해한 노래다. 더구나 존 박은 음역마저 낮다. 그러나 제대로 노래의 분위기를 잘 살려 보여주지 않았는가. 이승철의 말처럼 가사는 전혀 안 들렸는데 표정이라든가 제스쳐라든가 목소리의 느낌이... 이런 점때문에 존박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지만.
아무튼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옥타브 올리려고 목에 피를 토하며 연습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노래라는 게 음역이 전부가 아닌데. 아니 음역이 중요해도 고음만 높아서 되는 게 아닐 것이다. 음역이 좁아도 그 안에서 맛깔나게 자기식대로 매력적으로 소화해 부르는 존박이 있지 않은가. 옛날 가수들 가운데서도 음역은 넓지 않아도 자기 노래가 갖는 감수성을 제대로 표현해낸 이들이 적지 않았다. 고음 가지고 탓을 해봐야 고음이 없거나 키를 낮추면 그만인 것을.
마했듯 허각은 그냥 스탠다드다. 정석적으로 잘 부른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느낌? 그런 점을 윤종신도 지적했지만. 과연 허각이 존박을 이길 것인가? 흠...
더욱 긴장이 높아지며 재미를 더해가는 슈퍼스타K 시즌2다. 다양한 음악도 듣고 그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보고, 더불어 적절한 예능까지. 조문근의 데뷔무대까지 있다니 다음주를 기대해 본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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