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었다. 언론기사를 보고 보았다. 워낙 실망이 커서 다시는 보지 않으려 했는데 이건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가끔 이 포맷으로 나가도 좋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탁재훈, 김구라, 박명수의 과두체제는 뜨거운 형제들만의 강점이며 족쇄이기도 했었다.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을 모아 나라를 세우고, 그러나 어느새 배신으로 인해 백성이 바뀐다. 약소국은 강대국에 먹히고, 기회를 보아 또 독립을 하고, 일발 역전으로 백성을 획득하는가 하면, 약소국으로 전락해 외로운 처지에 있다가 느닷없는 배신으로 최강대국으로 발돋움한다. 백성을 잃은 왕은 다른 나라에 의탁하고, 적을 무찌른 공신은 반란을 일으켜 왕의 자리를 노리고...
하나의 역사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솔직히 산만한 감이 없잖아 있기는 했지만 순간순간의 반전과 반전을 통한 드라마가 도저히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세 명의 왕을 중심으로 한 토크며 상황극들도 빵빵 터졌고. 상황극이 박명수가 하는 것만 상황극이 아니다. 나라를 나누었을 때 스파이를 보내고, 반란을 일으키고, 식민지가 되었다 독립도 하고... 제대로 상황극 아닌가? 제대로 예능이고. 각자의 캐릭터와 관계가 살아 있으면서 도저히 상상 못한 반전과 드라마의 세계로 몰아간다.
가장 압권은 거의 정리되려는 순간에 일어난 박휘순의 반란과 망명. 그로 인해 강대국이 된 김구라와 박명수를 포섭한 탁재훈의 대결. 박명수, 탁재훈, 이기광을 박휘순이 차례로 이기며 영웅이 되고, 역사상 나타난대로 영웅은 왕에 도전해 반란을 일으킨다. 누가 이길 것인가? 결과를 알아도 워낙에 급박하게 이어지는 반전들 탓에 긴장하며 지켜보고야 말았다. 한 편의 재미있는 역사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다만 아쉽다면 역시 김구라, 너무 인상을 쓰고 있다. 리얼버라이어티란 일단 출연자들에 대한 애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호감을 가지고 그들의 캐릭터와 관계에 동의할 때 별 허접한 것이더라도 함께 동참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늘 인상을 쓰고 있으면서 뻑하면 소리부터 질러대니. 예능이고 김구라의 캐릭터인 것은 아는데 맥을 끊는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재미있기는한데 자연스럽게 넘어가지 않고 잠시 감정이 끊기는 부분이 있다.
더불어 참 멤버도 좋고, 캐릭터며 관계도 확실하고, 이만한 출연자들로 그 정도밖에 못 찍는다는 것도 제작진의 문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바로 정하면 이미 어떻게 할 것인가는 나와 있다. 어차피 무한도전이나 남자의 자격처럼 착하게 갈만한 프로그램은 아닐 터이고 어떻게 프로그램의 방향을 잡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기는 할 것이다. 정말 간만에 재미있게 보았던... 흠...
아직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여전히 동시간대 최고는 남자의 자격이지만, 그래도 게임이 시작이며 끝인 런닝맨에 비해서는 아직 잠재된 재미가 있지 않겠는가.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래서 조금은 더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과연... 하긴 이제 시작이다. 다음주를 기대해보련다.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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